지난 14일 경기가 끝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카이마르 칼드마.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지난 1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영 남자 배영 50m 경기. 5레인에 에스토니아에서 온 한 청년이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카이마르 칼드마(30). 에스토니아에서 출전한 유일의 선수이다.

그는 후천적인 시각장애인이다. 예정보다 3달 정도 일찍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있었는데, 당시 기계문제로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시력을 대부분 잃었다고 전했다.

칼드마는 “15년 전에 수영을 시작했어요. 당시 수영이 에스토니아에서 국민적으로 매우 인기 있는 스포츠였습니다. 그래서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어요”라고 수영입문 계기를 소개했다.

칼드마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듯했다. 하지만 수영 얘기가 나오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경쟁을 즐기고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진정한 남자였다.

“제가 생각하는 수영의 매력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훈련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경기에 출전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그가 수영을 좋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칼드마의 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진정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조국이 소련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체 후에도 사회적으로 발전이 안 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많은 장애인들이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를 하면 누구나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어요. 그게 바로 제가 수영, 즉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에요.”

칼마르는 나름 세상을 볼 줄 아는 청년인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그의 다음 목표는 7월에 열리는 세계챔피언십대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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