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안 좋아 사물을 구별하기 힘든 시각장애인. 그들만을 위한 국제대회가 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시각장애인분과 정회원 단체로 있는 국제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다.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는 지난 199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처음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몬트리올(2003), 브라질 상파울로(2007), 터키 안탈라야(2011)에서 열렸다.

그리고 오는 5월 10일부터 17일까지는 우리나라 서울 일원에서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진행된다.

에이블뉴스는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의 관심을 높이고자 정식종목인 골볼, 유도, 육상, 체스, 역도, 쇼다운, 축구, 수영, 볼링을 연재를 한다. 네 번째는 ‘수영’이다.

한 시각장애인 수영선수가 물살을 가르며 전진하고 있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시각장애인 수영은 비장애인 수영과 다른 특징이 있다.

시력에 따라 전맹(B1)과 저시력(B2·B3)부문으로 나뉘는 것도 다른 점이지만 시각장애인 수영선수의 눈 역할을 하는 태퍼(tapper)와 함께 경기를 치른다.

태퍼는 개인경기와 릴레이 경기에서 선수가 양 끝점에 도달할 때 안전 팁이 부착된 바통이나 막대기로 선수의 머리를 쳐 위치를 알려주는 가이드다.

릴레이경기 중 다음 선수를 구언으로 지시할 수 있으며, 팀의 포지션과 위치를 알려줄 수 있다. 선수가 잘못 출발한 경우, 올바른 레인으로 돌아오라는 정보도 제공한다.

태퍼는 레일의 양 끝에 위치해 선수를 보조하며 전맹 시각장애인과 한 팀을 이룬다.

저시력 선수들도 수영장에 들어가 위치를 잡기 위해 태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전맹 선수들처럼 경기 전반에서 도움 받을 수는 없다.

시각장애인 수영은 장애인올림픽의 정식종목이다. 독일, 러시아, 캐나다 등 국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강호로 꼽힌다.

이번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 우리나라 선수로는 유일하게 한동호가 출전한다. 한동호 선수는 접영과 배영 부문에서 세계 10위권, 자유형의 경우 15위권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동호 선수는 부산시청 실업팀에 소속돼 있으며,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한 바 있다.

시각장애인 수영선수들은 비장애인 선수들과 같이 자유형, 평영, 접영 등 다양한 영법에 대한 실력을 겨룬다. 또한 개인혼영과 계영, 혼계영 등 종합종목도 소화한다.

자유형, 평영과 접영 경기는 스타팅 플랫폼이나 플랫폼 옆 또는 물 안에서 시작할 수 있다. 물속에서 시작하는 선수는 스타팅 신호가 주어지기 전까지 한쪽 손으로 수영장 끝을 잡고 있거나 스타팅 플랫폼을 잡고 있어야 한다.

시각장애인 수영경기는 일반 수영장을 그대로 사용한다. 장애인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는 8개 레인이 있는 25미터 또는 50미터 수영장에서 진행돼야 하며 모든 경기에는 반드시 전자타이밍시스템이 설치돼야 한다.

시각장애인 수영 선수들이 출발대에 서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 레인의 바깥쪽으로 0.2미터의 공간이 필요하다. 만약 공간 활용이 용이하지 않다면, 바깥레인이 스플래쉬 레인 역할을 하며 경기 중에는 어떤 등급의 선수에 의해서도 사용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출전하는 한동호 선수는 현재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 입소해 훈련을 하고 있으며, 50·1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하루의 훈련 스케줄은 쉴틈 없이 짜여져 있다. 새벽 런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오전 지구력과 스피트 훈련을 한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역시 스피드 훈련을 하고, 야간에는 몸을 푸는 다운 훈련을 한다.

수영대표팀 장정구 감독은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16등 내에만 들면 내년 리우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면서 “우리나라 대표팀에서는 한동호 선수가 자유형 50·100m 경기에 출전하는데 남은 기간 동안 더욱 훈련에 매진해 금메달과 함께 리우장애인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장 감독은 시각장애인 수영도 타 종목과 마찬가지로 열악한 환영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기업 등의 후원이 부족해 재정적 힘들고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생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능한 선수들이 대회참가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

장 감독은 “시각장애인 수영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한달 여 간 훈련을 해야 하는데 어떤 회사에서 한 달 간 쉬는 사람을 놔두겠나”라면서 “외국에서는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치러지면 국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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