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폐회식. ⓒ에브리온tv 캡처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이 24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반 국제스포츠와는 사뭇 다른 것이 장애인스포츠다.

시청률이라는 덫에 갇힌 매스미디어의 외면, 일상적으로 접하는 스포츠와는 동떨어진 비대중적인 스포츠이기에 국민의 관심과 참여부족 등 좋지 않은 여건 속에서 “열정의 물결, 이제 시작이다”라는 슬로건 내걸고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대장정을 펼쳤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아름다운 도전의 축제, 인천장애인AG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장애인·비장애인의 경계 넘어=외적인 면에서 지난 2010광저우대회보다 4개 종목이 많은 23개 종목, 참가 선수는 152명이 증가되었다.

총 41개국 6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1975년 장애인AG 창설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린 대회이기도 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된 것은 Passion of Asia 2014"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스포츠 약소국가 8개국에게 체재비, 항공료 등 1억3천2백만원을 지원해 비회원국인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회원국 전원이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국제스포츠 대회에서 추구하는 ‘탈이념․보편화․함께하는 세계’의 가치관에 적확하게 부합되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분단 70여년 만에 장애인AG 사상 최초로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다.

장애인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참가한 북한 선수단.ⓒ에이블뉴스DB

우리 국민은 물론 45억 아시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북한 선수단 참가는 이념과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하나’ 되는 대회의 비전을 실현한 것이며 ‘평화’의 상징으로 장애인아시안게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동안 북한은 장애인이 없는 나라로 알려왔으나 이번 대회에 정식으로 장애인 선수를 참가시킴으로써 ‘보편적 국가’로 한발 다가서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어 한반도의 평화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지고 있다.

북한선수단은 육상 1명, 양궁 1명, 탁구 4명, 수영 3명 등 총 4개 종목 9명의 선수, 24명의 임원 등 총 33명이 참가했다. 또한 장애인AG 참가 사상 최초로 수영의 심승혁선수가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감동과 공감의 드라마가 펼쳐진 ‘개폐회식’=이번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의 서막을 알리는 개회식이 지난 18일 문학경기장에서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천장애인조직위원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3만5천여 관중이 운집했는데 이는 인천지역 기업체, 인천광역시, 사회복지단체, 시민단체, 일반시민께서 입장권을 구매하여 나눔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와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Impossible Drives Us(불가능이 우리를 이끈다)”라는 주제로 박칼린 감독이 연출한 개회식은 장애인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한 가족들, 직간접적으로 도왔던 과학자·의료진 등에 의해 창의성이 발현되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모든 삶과 도전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마지막 최종 성화 점화자인 2009년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3관왕인 수영신동 김세진군과 어머니 양정숙씨가 점화대로 올라가는 모습은 전 아시아인의 감동을 자아냈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의 모토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시아”라는 메시지를 너무나도 극명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번 대회의 개회식이 개최하고자 하는 다른 국제대회에 주는 의미는 그 대회가 갖고있는 명확한 주제를 함축적이면서도 심플하게 전달한다면 많은 관중과 국민이 감동하고 공감한다다는 것이다.

폐회식은 3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Anytime, Anywhere...'(언제, 어디서나...)이라는 주제로 어떤 불가능의 벽이 우리의 앞을 막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최종 성화봉송 주자였던 로봇다리 김세진 선수와 그의 어머니.ⓒ에이블뉴스DB

■내실 있는 ‘알뜰 대회’=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은 재정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게임의 재정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어 산술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나 1/5 정도일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대회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재정을 투입했다.

먼저, 장애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 개보수에 역점을 뒀고, 경기운영을 위한 용기구 구매, 운영물자 조달순으로 예산을 배정했으며, 필요하지만 그래도 대회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은 예산을 과감히 절약하고 또 절약했다.

이러한 내실 있는 알뜰 재정 운영은 각계의 공감을 받았고,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 대한 가치를 전방위적으로 홍보해 중앙정부 및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원을 이끌어내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쳐 총 예산 중 28%인 227억 원의 자체 수입 예산 중 163억 원(72%)을 확보했다.

■사고 없는 ‘안전 대회’=대회 운영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관객의 안전. 인천장애인조직위원회에서는 장애인 눈높이에 맞춘 안전대책을 시행했다.

1:1 맞춤형 대피 도우미 운영 체제를 마련했고 선수촌의 화재를 대비해 고가 사다리차가 준비했으며, 주요시설(경기장, 숙소)에는 재난대비 임시경사로를 설치했다.

또한 모든 경기 및 행사에는 유관기관(군, 경, 행정기관, 소방서)의 긴밀한 협조 아래 안전요원들을 배치했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주요이동 도로에 경찰을 배치했고 개폐회식 때 많은 관중이 일시 운집해 입장할 경우를 대비해 각 문 별로 안전요원과 자원봉사자를 배치하는 등 안전 최우선인 대회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총 55개의 병원과 연계해 부상 선수, 부상관객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현장구급체계를 마련했고 가장 최 접근 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했다.

또한 국제 테러에 대비해 각 경기장과 선수촌 등 주요 장소에 안전통제상황실을 24시간 운영했고, 대회기간 중 경찰·소방 2510명, 보안요원 706명 , 총 3216명의 요원이 철통 경계를 펼쳤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은 그 어느 국제대회보다도 안전한 대회였다.

■따뜻하고 불편없는 ‘시설준비 최선’=아시아 41개국에서 온 선수와 임원이 묵은 선수촌은 15억여원을 들여 화장실, 숙소에 대해 대대적인 보양공사를 실시했고, 동남아권 선수들을 위한 특별 조치로 선수촌 숙소 내 난방시설을 설치해 따뜻한 난방을 공급했다.

또 대부분 경기장 장애화장실에 자동문을 설치했으며, 주경기장의 경우 간이화장실에도 휠체어가 접근 가능하도록 경사로와 자동문을 설치했다.

장애인경기장용 화장실은 기준이 넓어 한 칸 당 800㎡ 이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화장실이 1200㎡정도로 만들어 불편을 최소화 했다.

아울러 12개의 신설 경기장 모두 BF(Barrier Free-장애물없는 생활환경)인증을 받음으로써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국제 장애인 스포츠 대회 개최국으로서의 품격과 위상에 걸맞는 대회시설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기록풍년이다. 23일 경기 결과, 육상에서 아시아 신기록 27개, 세계신기록 6개, 수영에서 아시아신기록 45개, 세계신기록 1개, 싸이클에서 아시아 신기록 3개가 수립됐다.

또 역도에서 아시아신기록 23개, 세계신기록 7개, 사격에서 아시아 신기록 14개, 세계신기록 7개로 총 아시아신기록은 112개, 세계신기록은 23개 수립됐다.

남자 200m 혼영 SB14 결승전에서 대한민국의 조원상이 2분 17.37초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한 뒤 이인국과 손을 잡고 있다.ⓒ대회조직위

■시민의 ‘관심’ 부족한 건 여전=반면, 아쉬운 점은 존재했다. 개폐회식을 제외하고는 시민의 관심을 더 많이 끌지 못했다는 것. 장애인 경기 특성도 있지만, 성심껏 시민에 다가가지 못한 조직위원회 노력이 아쉬웠다.

또 대회 이튿날과 그 다음날까지 전산장애로 경기기록 집게에 차질을 빚었다. 3일째 되는 날 정상화되었지만 세심한 주의를 요했어야 했던 점. 또 잦은 경기일정 변경과 신속한 변경공지 미숙으로 관람객에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아시안게임의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재정부족이다. 돈 없는 국제대회는 상상하기 쉽지 않다. 장애인스포츠의 속성상 기업의 이익, 홍보효과와 관련이 있는 후원은 쉽지 않다.

자체적으로 끊임없는 노력과 더불어 중앙정부의 지원비율(기존 30%에서 60%이상 상향)를 높혀야 한다.

또한 기존 비장애인이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체육시설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시간 안배, 동참으로 충분히 공유할 수 있다.

장애인스포츠는 감동과 공감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교육적 차원에서 봐야한다. 교육당국의 전향적인 교육방향 전환과 학부모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자는 국민공감을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