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설문에 응해준 영국 대학생들과 함께. ⓒ김가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가 확정되면서, 역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장애인 올림픽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 모두의 관심과 조명을 받는 이 시점에서, 장애인 체육의 현실이 어떠한지 면밀히 살펴보면 환경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장애인 전용 체육 시설은 고작 31곳에 불과하며 장애인들에게 체육을 알려주거나 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가 많이 부족한 실정에 놓여있다. 국내 장애인의 40%는 실제 체육을 하고 있지 않고, 그들 중에는 체육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으나 정보 부족 혹은 환경의 어려움과 같은 이유로 체육을 하지 못하게 되는 장애인들도 속해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방안을 모색하고 장애인 생활체육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에 일조하고자, Cheer-S (즉, Cheer-Sports!라는 뜻의 줄임말) 팀은 '잡코리아 글로벌 프런티어' 해외탐방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아 친구 2명과 함께 장애인 올림픽의 최초 발상지이자 ‘2012년 장애인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영국을 방문하고 왔다.

"Sports for all" 즉,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모토로 장애인들에게 동등한 권리와 참여 기회를 제공해주고 넓혀주려고 노력하는 영국의 이야기를 “장애인체육, 만들어볼까요?”, “시선의 차이, 시작의 차이”, “즐기는 체육에 이기는 체육 더하기”, “Cheer-S가 장애인체육에 제안한다”로 나눠 총 4회 연재한다.

②“시선의 차이, 시작의 차이”

설문조사로 본 영국과 한국의 장애인체육 인식

Cheer-S팀은 지난 1월 1일 남산과 명동에서 시민들의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정도를 알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장애인 체육경기를 본 적이 있으십니까?', '장애인체육이 발전하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체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같은 방식의 설문조사는 1월 13일과 18일 영국 런던과 맨체스터 지역에서도 역시 시행되었으며, 이를 통하여 영국과 한국 시민들의 인식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위의 표는 ‘장애인 체육경기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한국과 영국의 응답을 시각화한 도표이다.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답으로 ‘없다’의 응답이 30%, ‘1-2회’가 58%, ‘3회 이상’이라고 대답한 응답이 12%로 집계되었다. 또한 어떻게 장애인 체육경기를 보게 되었냐는 추가 질문에는 베이징과 시드니 장애인 올림픽 경기를 통해 보았다는 응답과 장애인 선수들이 휠체어 레이싱과 농구 경기를 하는 대회 등을 통해서 본 경험이 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영국은 장애인 체육경기를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84%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3회 이상 장애인 체육 경기를 본 일반인들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함으로써 한국보다 장애인체육에 더 많이 인지하고 있고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영국의 경우, 미디어 채널 4번에서 장애인 올림픽만을 다루는 내용을 방영하고 있는 미디어의 영향으로 장애인체육에 대한 노출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장애인체육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하여, 역시 한국과 영국에서 설문을 진행하였다. 먼저 국내 설문조사의 결과로 ‘인식개선’은 62%, ‘시설 및 인프라 구축’ 21%, ‘코치 및 선수육성’이 12%, 그리고 기타의견이 5%의 비중으로 집계되어, 국내에서는 ‘인식개선’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영국에서는 인식개선이 압도적이었던 국내와 달리 인식개선과 더불어 시설 및 인프라구축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식개선’이 시급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43%, ‘시설 및 인프라구축’이 중요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40%, ‘코치 및 선수육성’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11%, 그리고 기타의견은 6%를 차지하였다.

이는 인식개선은 많은 부분 이루어졌으며,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영국인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수업 및 통합체육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체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국내에서는 ‘가능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56%, ‘불가능하다’라고 대답한 비율이 44%로 집계되었다.

가능하다고 응답한 이유로는 “비장애인이 규칙을 조금 바꾸어 적용하면 함께 체육을 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 혹은 “올림픽 경기를 보았는데 장애인 선수들이 운동을 정말 잘하더라” 등의 의견이 있었다.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의견도 절반 가까이 차지하였다. 의견으로는 “운동경기를 할 때 장애인들이 불리할 것 같다”, “같이 체육을 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등이 나왔다.

이에 비해 영국의 경우 ‘가능하다’고 대답한 비율은 81%, ‘불가능하다’라고 대답한 비율은 4%, ‘중립’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17%로 집계되었다. 가능하다고 응답한 이유로는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은 실질적으로 학교 내 클럽 혹은 지역 클럽에서 함께 통합 체육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라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또 ‘중립’이라고 대답한 경우도 5분의 1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며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이유로는 “장애의 유형이나 어떠한 스포츠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라는 의견이 많아, 확실히 의견을 표명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영국 런던에서 설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가혜

영국 맨체스터 피카딜리 가든에서 설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가혜

국내와 영국의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하면서, Cheer-S팀은 세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미디어가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수단임을 고려하고, 미디어를 통한 지속적인 장애인 올림픽 및 장애인체육 홍보와 정보 공유를 통해 장애인올림픽과 체육에 대한 인식개선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국내에서 '인식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간주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여,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바탕으로 더 체계적인 장애인체육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학교 수업이나 국내 복지관 등을 통하여 통합 체육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통합 체육이 실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이글은 이화여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가혜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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