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경기장 출입문과 떨어진 곳에 마련됐다. 가장 인접한 곳에는 일반주차구역이다. ⓒ박종태

‘2014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가 지난 3일부터 인천 ‘열우물테니스·스쿼시경기장(이하 열우물경기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대회는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성일)가 테스트이벤트로 개최하는 것으로 총 11개국 15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오는 7일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열우물경기장은 오는 10월 8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인천장애인AG의 종목 중 휠체어테니스가 펼쳐지는 곳이다. 따라서 설계 때부터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예비인증 우수등급을 받았고, 본인증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준공에 앞선 점검에서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이하 협회)와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이 장애인 편의 미흡을 지적하며, ‘국제적 망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달여 앞으로 다가온 인천장애인AG. 그렇다면 미흡한 장애인 편의시설은 개선됐을까? 3일 협회 관계자, 휠체어테니스 선수와 함께 재점검한 결과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미흡하기는 여전했다.

센터코트의 경우 1층, 2층, 3층에 총 10곳의 남녀장애인화장실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각각 마련됐다. 하지만 출입문이 접이식이며,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문고리 잠금장치를 사용할 수 없다.

서브코트 2층에 마련된 1곳의 남녀장애인화장실도 출입문이 접이식이며, 손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문고리 잠금장치를 사용할 수 없다.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공간이 넓어 휠체어의 이동이 가능했고, 비상호출버튼과 휴지걸이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반면 용변기 등받이가 미설치된 것은 옥에 티다.

실외테니스코트 야외에 마련된 남녀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다. 내부도 좁아 휠체어테니스 선수를 비롯해 관람하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센터코드 건물 야외 우측에는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출입문이 비장애인화장실은 터치식자동문인 반면, 장애인화장실은 접이식출입문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야외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고,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손을 사용하는 수동휠체어 장애인 선수들도 사용하기 불편하다”면서 “출입문이 밑바닥에서 30cm 떠 있는 상태로, 용변기가 정면으로 보여 여성 선수들도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황당해 했다.

이어 “라켓에 끈을 매달아 손목에 고정하고 발끝으로 공을 튕겨 올려 언더핸드로 서브를 넣는 세계 유일의 선수인 미국 닉 테이러 선수 등 접이식 출입문을 사용을 할 수가 없는 선수도 있다”면서 “터치식자동문으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120cm-130cm 가량의 경기용 휠체어 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출입문 넓이 때문에 출입조차 할 수 없어 일반 휠체어로 갈아타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지적된 서브코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그대로인 상태였다.

실외테니스 코트에 설치된 경사로도 폭이 좁고, 가팔라 수동휠체어가 올라가기 힘들 뿐만 아니라 2대의 교차 통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경기장 출입문과 떨어진 곳에 마련됐다. 가장 인접한 곳에는 비장애인차량이 주차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개선된 점을 살펴보면 센터코트에 있는 남녀 샤워실의 샤워기는 높게 설치가 되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혼자 사용할 수 없었는데 4개 정도를 낮게 설치됐고, 샤워실 옆에 남녀장애인화장실도 새롭게 마련됐다. 하지만 샤워용 의자가 마련돼 있지 않고,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이 접이식으로 문제다.

언덕아래 센터코트에서 연습경기 등을 할 수 있는 실외테니스 코트로 가려면 가파른 경사의 길을 내려가고, 올라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해소됐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조직위 김성일 위원장은 경기장을 둘러보며 남녀장애인화장실 편의 부족 등의 문제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청 담당자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예비인증을 받을 때 장애인화장실의 접이식 출입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본인증을 앞두고) 터치식자동문으로 개선하라고 하면 출입문 철거 등 복잡한 상황이 발생한다”면서도 “할 수 없는 곳도 있어 부분적으로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오전 휠체어테니스 경기 후 점심식사로 뷔페가 마련됐는데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테니스선수들이 접시를 들고 휠체어를 이동하며 음식을 담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

열우물테니스경기장 모습. ⓒ박종태

휠체어테니스선수가 여성장애인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 ⓒ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이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져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하지만 벽면에 기둥으로된 안내판이 있어 시각장애인이 부딪쳐 다칠 위려가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접이식이다. ⓒ박종태

야외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고,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이날 경기장을 찾은 조직위 김성일 위원장이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고 있다. ⓒ박종태

센터코트에 있는 남녀 샤워실의 샤워기는 높게 설치가 되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혼자 사용할 수 없었는데 4개 정도를 낮게 설치됐다. 하지만 샤워용 의자가 없다. ⓒ박종태

3일 오전 휠체어테니스 경기 후 점심식사로 뷔페가 마련됐는데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테니스선수들이 접시를 들고 휠체어를 이동하며 음식을 담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 ⓒ박종태

경기장 내부에 마련된 안내데스크는 높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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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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