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축구전용경기장 전경. ⓒ박종태

90년 동안 인천시민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함께한 인천시 중구 동원동 소재 숭의종합운동장이 인천유나이티드FC 전용 홈구장인 '인천국구전용경기장'으로 탈바꿈했다.

11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2만891석으로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다. 또한 그라운드에서 관중석까지 최단 거리가 3m에 불과해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고, 경기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27m 높이의 투명전망대도 있는 등 전용구당 다운 최신시설을 갖췄다.

특히 인천FC는 지난 11일 수원블루윙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K리그 첫 경기를 가졌다. 그렇다면 휠체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을까? 최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봤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휠체어장애인들이 보호자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208곳의 장애인 관람석이 마련돼 있다.

장애인화장실은 장애인 관람석 뒤쪽으로 남녀 각각 14개씩, 1층 할인매장 옆에 각각 1개씩 남녀로 구분돼 설치됐다. 또한 출입문은 1곳만 빼고 모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도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장애인 관람석 뒤쪽의 장애인화장실은 모두 내부 공간이 넓고, 휴지걸이는 이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돼 있었으며, 세면대·용변기 손잡이 설치 상태도 양호했다. 반면 중증장애인들이 용변을 볼 때 기댈 수 있는 등받이와 위급한 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1층 할인매장 옆 장애인화장실의 경우에는 내부 공간이 약간 협소해 보인데다가 세면대·용변기 손잡이가 고정식이었다.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으로 바꾸면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 또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일반 관람석을 이용하는데, 1층 관람석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점자유도블록이 없었다.

한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국철 1호선 도원역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계단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너무 떨어져 설치돼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관리하는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개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마련된 장애인 관람석. ⓒ박종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남녀 장애인화장실은 1곳을 제외하고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이다. ⓒ박종태

1층 할인매장 옆 남성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장애인 관람석 뒤쪽으로 마련돼 있는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대부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상태가 양호했지만 내부에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1층 관람석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이 없다. ⓒ박종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국철 1호선 도원역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계단 앞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계단과의 거리가 너무 넓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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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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