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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만들어진 천재 피아니스트 김건호

나이나 장애는 천재성에 묻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5-03 11:52:58
2010년생인 김건호는 서울맹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건호를 그냥 보면 아기 볼살이 있는 어린이 같지만 건호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모습이 확 바뀐다. 피아니스트로 변신하여 성숙한 연주로 관객들을 숨죽이게 한다.

김건호의 나이나 장애는 그의 천재성에 묻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이 예술의 힘일 것이다.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고 있는 김건호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노력하며 쌓은 실력의 탑이 아주 견고하기 때문이다.

음악과의 만남

김건호는 선천성 흑암시증을 갖고 태어났다. 그에게는 환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건호의 천재성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서울맹학교 유치부 때 노래를 부르는 선생님 옆에서 검지손가락으로 음의 높낮이를 쫓아가며 악보를 그려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선생님은 건호 엄마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권유하였다. 동네 음악학원을 찾아갔지만 악보를 보지 못하는 아이를 가르쳐 본 적이 없다며 부담스러워하였다.

건호에게는 특별한 교육 방법이 필요했다. 유치부 선생님은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의 뮤직아카데미에서 장애인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음악교육을 지원해 주어 전문적인 음악가로 성장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 주었다.

모집 요강을 보니 모집 대상이 8세 이상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다. 초등학생이 아닌 유치원생이 선발된 것은 건호가 처음이었다. 2015년 건호 나이 겨우 6세, 최연소 교육생이었다.

여섯 살부터 건호를 지도해 온 신정양 선생님은 피아노 연주를 왼손 따로, 오른손 따로, 그리고 양손을 합쳐서 녹음을 해 주었고, 건호는 구간별로 끊어 수없이 반복하는 방법으로 곡을 익혔다. 기존 피아노 교습법과는 달리 모국어를 배우듯 음악을 학습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음악학자 Edwin Gordon의 음악학습이론에 따라 음악교육을 받은 국내 첫 케이스이다.

이런 교육을 건호에게 적용시킨 신정양 선생님은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서 활동하던 피아노니스트로 건호가 신정양 선생님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 건호의 가능성을 일찍이 발견하고 건호의 부모님을 설득해서 뷰티플마인드까지 연결해 주신 서울맹학교 유치부 박영주 선생님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건호의 음악 세계

즉흥연주(2017)는 일종의 모방인데 2017년에는 음악보다 건반 지형을 익히던 시기라서 방송에서 들리던 긴박한 뉴스 시그널 음악을 듣고 그 느낌을 건호가 피아노에서 재현했다.

절대음감도 음감이지만 당시 대통령 탄핵을 다루던 뉴스의 분위기를 내면화한 어린 건호의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놀라웠다고 한다.

가을의 감성을 피아노 선율로 표현한 <가을길> (2018) , 재즈 음악의 흥을 재즈 선율과 화성으로 표현한 (2019) , 본인의 시에 선율을 붙인 가곡인 <비 내리는 그밤> (2020) 은 모방의 다음 단계인 익숙한 선율과 화성을 사용해 창작하는 단계로 이 과정에서 건호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재미를 느꼈다.

더블베이스를 위한 (2021) 는 익숙하지 않은 악기, 선율, 화성으로 사춘기에 들어선 본인의 이상해지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이 곡은 ODIN International Composition Competition 출품하여 당당히 1등을 차지하였다.

건호는 작곡가로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인증되었다.

피아노, 실내악, 작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2021년 서울시 립교향악단 주최‘서울시향과 함께하는 행복한 음악회 함께!’에서 오직 건호의 연주로만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어 독주, 듀엣,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고 이 준비 과정이 KBS <인간극장>에서 방영된다.

피아니스트로 성장

건호는 7세이던 2016년 음악세계 상반기 서울지역 유치부 피아노 콩쿠르 2위에 이어 제10회 예음SEA 음악콩쿠르 초등 1,2학년부에서 1위, VMP전국음악콩쿠르 특상과 제10회 한국리스트 콩쿠르 2위, 성정콩쿠르 3위, 국민일보-한세대학교 음악콩쿠르 3위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쌓으며 유망 뮤지션으로 차분히 성장하고 있다.

건호의 다재다능함은 오히려 국제콩쿠르에서 두드러진다.

2020년 온라인으로 진행한 Canadian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에서 7~11세 아이들이 겨루는 Rising Star 카테고리 재즈 연주 부문에서 본인이 작곡한 재즈곡 로 1위, 한 살 위 비장애인 윤태언과 함께 피아노 듀오로 출전한 실내악 부문에선 2위에 입상했다.

2019년 독일 Saarburg Music Festival에 참가하였을 때 독일 언론 volksfreund는 김건호에 대해‘아름다운 선율로 독일에서 큰감동을 선사한 용감한 한국의 어린 피아니스트’라고 표현했다.

2017년 브루크뮐러 25개의 연습곡을 무대에서 선보인 뒤 지난해까지 콩쿠르와 연주회로 거의 매달 무대에 도전했다.

“아무리 어려웠던 곡도 열심히 연습해서 무대에서 연주를 해내고 나면 스스로 많이성장한다는 걸 느껴요. 2018년에 쇼팽 왈츠곡이 너무 어려워서 연습하기가 싫었는데 결국 해내고 나니 제가 엄청나게 바뀌었더라고요.”

2019년 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뷰티플 마인드>는 10세부터 30세, 천재부터 노력파, 장애부터 비장애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서로의 차이에 귀기울이며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맞추어 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뷰티플 마인드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단원(당시 10세) 김건호의 이야기이다.

김건호는 잠깐이라도 혼자 남겨지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는 어린이이지만, 건반에 손을 올리는 순간 피아니스트의 아우라가 생긴다.

2019년 독일 초청 연주회 소개 모습. ⓒ김건호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9년 독일 초청 연주회 소개 모습. ⓒ김건호
독주회에서

따분한 음들을 반복하는 바흐 <인벤션>은 흥미를 갖고 피아노를 배우던 아이들에게도 고비를 맞게 되는 작품이다. 그런 곡을 자신 있게 끌고가는 당찬 모습을 건호는 보여 주었다.

11세이던 가을 김건호는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열린 랜선 독주회에서 바로크 음악의 대표 주자 바흐의 곡들을 연주하였다.

‘All Bach’ 독주회는 2년여의 기간에 거쳐 바흐의 2성 <인벤션>과 3성 <신포니아> 전곡을 배운다는 목표로 준비를 해왔다. F단조인 <신포니아> 9번은 몇 년 전 가족들과 본 주말 연속극에서 받았던 뭉클했던 감동을 담았고, 2성 <인벤션>에는 각 번호마다 평소에 좋아하는 점자 도감책에서 얻은 새와 동물들의 느낌으로 연주에 자기 감성을 넣었다고 한다.

객석은 텅 비어 있었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백 명이 지켜보며 관객들은 댓글을 남겼다.

즐긴다는 느낌을 줄 만큼 좋았다고 하였다. 건호는 이런 반응에 고무되었다. 그동안은 어린데 또는 장애가 있는데 대단하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었는데 비대면으로 공연을 하니 건호의 음악에 집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댓글이) 너무 많아 중간에 듣다 (문자를 소리로 변환) 포기했어요. 관객이 없는 게 아쉽긴 해도 연주회의 뜨거운 느낌을 이렇게 영원히 간직할 수 있어서 좋아요.”

김건호의 꿈

건호 부모는 건호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동생도 보지 않았지만 맞벌이를 해야 해서 건호를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특히나 전문적으로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개인교습이 필요했고, 영어 공부도 필요하여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하지만 건호는 저녁 10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올 정도로 공부에 매진한다. 재능기부를 해 주시는 분도 있지만 작곡을 할 때 손가락 번호로 하기 때문에 그것을 악보에 옮기는 등 김건호를 음악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수고가 들어가야 한다.

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건호는 좋은 음악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꾸준히 자작곡을 쓰고 미디 작업을 배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자신의 눈을 대신해 주는 컴퓨터와 정보기술 (IT) 기기를 통해 상상하는 세상을 더욱 다양한 소리와 음악으로 표현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건호는 그 나이에 해내기 어려운 도전을 하며 피아니스트들이 겪어야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을 거듭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또는 장애때문에 무대가 사라지면서 음악인들이 존재의 의미를 갖지 못하기에 오늘의 상황이 연주자나 관객 모두에게 안타까운 시간이다.

김건호
# 주요 경력
2021 ODIN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참가(solo, piano 4-hands, composition) 2021 윤태언 피아노 독주회 - piano 4-hands 출연 2021 금손s프린지 콘서트 출연 2020 Canadian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Rising Star Category 1위 2020 김건호 피아노 독주회/All Bach(푸르지오아트홀) 2020 VMP초청 전국우수청소년 연주회 출영(영산아트홀) 2020 VMP 전국음악콩쿠르 특상 2020 오페라 마이스터 응악콩쿠르 2위 2020 제15회 한국 영아티스트 음악콩쿠르 3위 2019 금손s 프로젝트 콘서트 윤태언 & 김건호 조인트피아노 리사이틀(야마하 커뮤니케이션 센터) 2019 독일 Saargurg Music Festival 초청연주 2019 윤태언 & 김건호 조인트 리사이틀 "Saarburger Serenaden" 2019 뷰티플마인드 시네콘서트 출연(롯데콘서트홀) 2019 국민일보-한세대학교 음악콩쿠르 입상자 연주회 출연(영산아트홀) 2018 바리톤 석상근 앨범발매 기념 콘서트 출연(JCC아트센터 콘서트홀) 2018 툴 뮤직 콩쿠르 1위 2018 제22회 국민일보-한세대학교 음악콩쿠르 3위 2018 제8회 세라믹팔레스 음악콩쿠르 2위 2018 제10회 한국리스트 콩쿠르 2위 2018 제27회 성정음악콩쿠르 3위 2017 김건호 피아노 독주회/부르크뮐러 25개의 연습곡 전곡 연주(이음아트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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