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부터 방영중인 KBS 2TV 저녁일일드라마 ‘위험한 약속’ (극본 마주희, 연출 김신일) 기획의도를 보면 ‘불의에 맞서다 벼랑 끝에 몰린 한 소녀, 그녀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의 가족을 살린 남자, 7년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치열한 감성 멜로 복수극’이라고 한다.

‘불의에 맞서다 벼랑 끝에 몰린 한 소녀’가 열아홉 의리파 복학생 차은동(박하나 분)이다. 아버지 차만종(이대연 분)이 경비로 일하는 한국병원 재단 이사장의 딸 최준경(이효나 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도와주다 싸움에 휘말리게 됐다.

강태인과 차은동의 만남. ⓒKBS

차은동은 간신히 도망쳐 무작정 지나가는 차를 세워 뛰어들었는데, 강태인(고세원 분)의 차였다. 두 사람은 잘 모르지만 심장질환으로 한국병원에 입원해 있는 강태인의 아버지 강일섭(강신일 분)과 차만종은 서로 아는 사이다.

최준경은 다쳤다며 입원했고 엄마 민주란(오영실 분)이 병실에서 차은동을 불러 당장 퇴학이라며 협박했다. 그때 강태인이 나타나서 차은동은 최준경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구해주었다며 동영상을 제시했다. 차은동과 강태인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에프스포츠그룹 투자전략 본부장이었던 강태인은 한국병원 흉부외과 의사인 약혼녀 오혜원(박영린 분)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오혜원은 과장 취임을 앞두고 있었는데 강태인이 한국병원 의료재단의 투자 건을 무산시켜 오혜원은 화가 나 있었다.

한국병원 이사장 최영국(송민형 분)의 아들 최준혁(강성민 분)은 강태인의 동창이자 에프스포츠그룹 법무팀장이다. 평소 강태인을 질투하고 있었던 최준혁은 강태인이 일부러 투자를 무산시켜서 그녀의 앞길을 망치고 있다며 오혜원에게 이간질 하고 있었다.

한광훈(길용우 분) 에프스포츠그룹 회장은 인공심장이었는데 갑자기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한국병원에 입원했다. 한국병원 의료재단은 에프스포츠그룹 산하였고, 한광훈의 아내 최명희(김나운 분)는 한국병원 이사장 최영국의 동생이었다.

한국병원 최영국의 아내 민주란은 차은동을 퇴학시키려고 했는데, 강태인 때문에 실패하자 그 분풀이로 차은동의 아버지 차만종을 한국병원 경비직에서 해고했다. 차만종은 해고가 억울했지만,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마지막 순찰을 도는 중 우연히 최준혁의 서류 가방을 주웠다. 차만종은 최준혁의 서류 가방을 돌려주기 위해서 이사장실로 향했다.

한광훈과 최영국. ⓒKBS

최영국과 최준혁 그리고 오혜원은 한국병원을 살리기 위해서 한광훈 회장을 살려야 했다. 그런데 한국병원에서 심장이식을 하기로 되어 있는 사람은 강태인의 아버지 강일섭이었다.

마침 오혜원의 엄마 고재숙(윤복인 분)이 리베이트 건으로 과장 승진을 앞 둔 오혜원이 감사팀에 징계회부 되어 의사면허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최준혁은 벼랑 끝에 선 오혜원(박영린)에게 악마의 거래를 제안했다.

최준혁 : “네가 살 수 있는 길이 있어. 한회장의 응급도를 높여서 순번을 바꾸라고.”

오혜원이 한광훈과 순번을 바꿀 사람은 약혼자 강태인의 아버지 강일섭이었다.

최준혁 : “한번만 눈감고 이식순번만 바꾸면 너와 병원 다 산 다구.”

최준혁은 오혜원을 과장으로 승진시켜 주겠다고 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태인을 버리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했다.

오혜원 : “한회장 응급도를 2A에서 1로 올렸어. 태인 씨 아버님 대신 한회장이 이식받게 될 거야.”

차만종은 뜻하지 않게 최준혁과 오혜원의 충격적인 대화를 엿듣게 된 것이다. 차만종은 충격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최준혁이 기척 소리에 문을 열었다가 차만종을 발견했다.

차은동은 아버지가 부당 해고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병원으로 달려갔다. 여기저기 아버지를 찾아 다녔지만 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때 옥상에서 뭔가 쿵하고 떨어지면서 차량의 경고음이 울렸다. 사람이 떨어졌다는 얘기에 차은동이 달려가 보니 아버지였다.

강일섭의 병실에서 차만종. ⓒKBS

차만종이 추락하기 전, 차만종은 최준혁에게 들켰으나 순찰을 돌던 중이라고 둘러대서 그 자리를 모면했다. 그러나 최준혁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사람을 시켜 차만종을 뒤쫓았다. 결국 차만종은 그 사람에게 멱살을 잡혀 옥상으로 끌려갔고 옥상 난간으로 던져졌던 것이다. 병원 옥상이라 목숨은 구했으나 차만종은 의식불명에 빠졌다.

그 시각 강태인도 아버지의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오혜원을 찾아가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오혜원은 “염증 수치가 높아져 수술을 못하게 되었다, 정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봐라”라며 그 자리를 회피했다.

최준혁은 “불안한 가정에 대한 비관 자살이다.”라며 차만종을 자살로 몰아갔다. 뉴스를 보고 피가 거꾸로 솟은 차은동은 곧바로 최준혁을 찾아갔다. “도대체 방송사에 뭘 제출했냐. 불안한 가정사에 대한 비관 자살시도라니? 대체 뭘 막으려고 이런 짓까지 한거냐?”라며 분노했다. 강일섭과 순번을 바꾼 한광훈이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퇴원하는 날이었다.

차은동은 “우리 아버지는 절대로 자살할 사람이 아니야.”며 울부짖었다. 차만종은 전직 신부로 자살할 사람이 아니며 더구나 차만종은 천식이 있어서 천식호흡기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데 아버지에게 휴대폰도 없고 호흡기도 없었다는 것이다. 차은동은 최준혁에게 대들었다가 명예훼손과 기물파손 등으로 구속되었다.

강태인의 아버지 강일섭은 심장이식을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아버지의 수술이 취소되어 하루하루 파리하게 말라가는 아버지를 돌보던 강태인은 차만종이 추락 전 병실 음료 박스 안에 넣어둔 핸드폰을 발견했다. 그 핸드폰에는 최준혁과 오혜원의 거래가 생생히 녹음되어 있었다.

강태인은 구속된 차은동을 찾아갔다. 강태인도 차만종을 알고 있었기에 “우리 아버지는 절대로 자살할 사람이 아니야.”라며 울부짖던 차은동이 신경 쓰였던 것이다.

강태인 : “내가 너 영장심사 들어가기 전에 몇 시간만이라도 나갈 수 있게 할 테니까 어떻게든 그 안에 아버님이 남기신 거 찾아봐.”

최준혁과 오혜원. ⓒKBS

잠시 집으로 돌아온 차은동은 성경책 속지에 감춰진 차만종의 마지막 경비일지와 심장검사서 2장을 찾아냈다. 이후 구속 수감된 차은동은 구치소 면회실에서 강태인을 만났다. 그리고 자신이 찾아낸 서류를 건넸다.

경비일지엔 최준혁과 오혜원이 강일섭과 한광훈 회장의 심장이식수술에 대해 나눈 대화와, 조작된 심장검사서엔 ‘오혜원’이란 이름 석 자가 또렷이 적혀있었다.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이 아버지의 목숨을 가지고 거래를 했다는 사실에 치가 떨리도록 분노한 강태인에게 차은동은 이 서류를 가지고 나가고 싶다면 약속을 해달라고 했다.

차은동 : “누가 우리한테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어떻게든 찾아내서 우리 아빠처럼 똑같이 만들어줘요.”

강태인은 차은동이 건넨 서류를 가지고 최준혁 부자를 찾아갔다. 그에겐 최준혁과 오혜원의 거래가 생생히 녹음된 차만종의 핸드폰도 있었다.

강태인 : “너도 니 아버지가 어떻게 죽어 가는지 똑똑히 지켜봐.”

오혜원은 강태인에게 매달리며 한번만 눈감아 달라고 애원했다.

최준혁 : “이거 덮고 우리 아버지 살려주면, 나도 죽어가는 니 아버지 살려 내겠다구”

오혜원 : “이제라도 아버님 살릴 기회, 나한테 줘. 내가 할게.”

차은동과 강태인. ⓒKBS

강태인은 아버지 강일섭을 살리기 위해서는 차은동과의 약속을 저버려야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오혜원 : “내가 어떻게든 네 아버지 심장이식 수술 받게 해 줄게.”

오혜원이 생각했던 뇌사자는 의식불명에 빠진 차은동의 아버지 차만종이었다.

강일섭은 차만종의 심장으로 이식수술을 했고, 아들 강태인은 외국으로 떠났다. 그런데 출소예정이든 차은동은 최준혁의 간계로 6년이나 더 수감되어 있었다. ‘위험한 약속’은 교도소에서 나온 차은동이 강태인과 최준혁 그리고 오혜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다.

‘위험한 약속’은 드라마다.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픽션이지만,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을 텐데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은 뇌사자의 이식순번을 바꿔치기 할 수도 있다는 것은 너무 놀라워서 소름이 끼친다.

하기사 우리 사회에서 돈과 힘이 있다면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드라마지만 이건 아니다싶어 부산심장장애인협회 김성득 회장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말씀 드렸다.

김성덕 회장 : “현실에서는 심장재단에 믿고 맡기는 거지만, 누구든지 신청 순서대로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심장재단에서 바꿔치기를 한들 우리야 모르는 사실이지만, 아무리 드라마라 해도 생명을 가지고 장난친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식대상자 선정기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뇌사자의 장기기증 절차와 방법은 우선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는 병원(이식의료기관)의 의사 및 간호사 등 의료진과 사회복지사의 상담을 거쳐, 뇌사자 또는 살아 있는 사람간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이식대기자로 등록신청을 하면,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KONOS)의 전산프로그램인 장기이식정보시스템(K-net)에 등록(Candidate waiting list)이 된다.

이식대상자 선정은 이식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라 각 이식의료기관에서 등록된 『의학적 응급도(간장·심장)와 그 판별기준(성인과 소아의 경우로 구분), 항목별 점수(나이, 대기기간, 본인의 과거에 장기기증한 사실 여부와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족 등 과거에 뇌사자 장기 기증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혈액형 동일여부, 지리적 접근도 등)』 를 고려하여, 전산프로그램인 장기이식정보시스템(K-net)에 의해 객관적이고 체계적이며 공정한 선정기준에 의해 이식대상자(Recipient)가 선정되게 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서 발췌.

이식대기자로 등록신청을 하면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KONOS)의 전산프로그램인 장기이식정보시스템(K-net)에 등록된다고 하는데, 아무리 우리사회가 썩었기로서니 돈과 힘이 있다고 해서 이식대기자 순번을 바꿔치기야 하겠는가.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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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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