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님 보우하사’는 올해 1월 14일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다. 오는 12일 종영한다고 하니 이제 며칠 안 남았다.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세상 만물의 수천 가지 색을 읽어내는 '절대 시각'을 가진 여자가 세상을 흑백으로만 보는 피아니스트를 만나 사랑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잃어버린 아버지의 비밀을 찾아내는 현대판 심청이 이야기’라고 한다.

용왕님 보우하사. ⓒMBC

마영인(오미연 분) 회장의 주보그룹에는 고려청자와 미인도에 칠해진 푸른색 안료를 찾아서 고심하는 세 명의 남자가 있었다. 마영인 회장의 아들 마성재(정찬 분)와 마성재의 친구이자 주보그룹의 가신 같은 조지환(임호 분)과 서필두(박정학 분)다.

마성재와 조지환이 푸른색 안료의 비밀을 풀기위해 백청초를 기르는 데 고심하고 있을 무렵 고학생으로 자란 서필두는 주보그룹을 차지하기 위해 고려시대의 미인도를 훔쳐내고 마성재와 조지환을 살해한다.

그런데 서필두의 미인도를 다시 훔쳐낸 사람이 있었으니 심학규(안내상 분)다. 서필두는 후환을 없애기 위해 조지환의 집에 불을 지른다. 아내는 죽고 딸은 도망가다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자 서필두가 그 딸을 바다에 버렸다.

그 딸을 용왕리 바닷가에서 구해낸 사람은 심학규였다. 심학규는 청이라고 이름을 짓고 양딸로 키웠다. 심학규의 아내 방덕희(금보라 분)는 용왕리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용왕리 보살인데 여지나(조안 분)라는 딸을 하나 데려왔다. 방덕희는 뺑덕어미처럼 사사건건 심청(이소연 분)이를 학대하고 구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청이는 틈틈이 돈을 모아 대학갈 꿈을 꾸고 있는데, 어느 날 여지나는 심청이가 모아 놓은 돈을 훔쳐 집을 나갔다.

심학규가 미인도를 훔쳤음을 자백. ⓒMBC

한편 주보그룹에서 서필두는 승승장구하고 있었으나, 마영인 회장은 미인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고려 프로젝트라는 미인도 재현의 꿈을 가지고 직원 모집을 하는데 심청이가 지원했다.

마영인 회장의 죽은 아들 마성재에게는 마풍도(재희 분)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죽고 프랑스에서 피아노 공부를 하고 돌아 왔다. 주보그룹에서 일하게 된 마풍도는 심청이와 엮이게 된다.

집을 나간 여지나는 백시준(김형민 분)을 만나 백시준의 아이를 가졌으나, 그녀에게 치근대는 다른 남자를 밀쳐 죽였으나 그 죄를 백시준에게 뒤집어씌웠다. 백시준이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 있는 동안 마풍도가 주보그룹의 손자라는 것을 안 여지나는 마풍도에게 접근한다.

심청이는 주보그룹의 고려 프로젝트를 위한 푸른색 안료의 비밀을 풀기위해 백청초 연구에 몰두한다. 백청초를 연구하는 주보그룹의 원료 개발원 소장 고요정(백보람 분)이 다행히 심청이를 잘 봐서 함께 백청초를 기르며 연구에 몰두한다.

그동안 교통사고로 기억력을 상실한 마풍도는 여지나가 옛날부터 여친이라는 말에 그런 줄 알고 있었다. 여지나는 마풍도와 결혼만 하면 한밑천 잡을 거로 생각하고, 서필두의 꼬투리를 잡고 큰돈을 우려내기도 한다.

그런데 방해꾼이 있었다. 백시준의 어머니 정무심(윤복인 분)이었다. 정무심은 아들 백시준이 여지나 대신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갔으며, 정무심이 보육원에서 데려다 키운 딸 정열매(김도혜 분)가 백시준과 여지나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정무심은 옥상에서 여지나가 마풍도에게 접근하는 것을 설득하려다 둘은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정무심은 추락하여 죽고 만다.

마풍도는 교통사고로 잃었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자 그의 여친은 여지나가 아니라 심청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둘은 다시 연인이 된다.

저를 좀 도와주세요. ⓒMBC

예전 파리에서부터 마풍도의 매니저였던 라이언(민찬기 분)이 마풍도 아버지 마성재(정찬 분)의 교통사고를 다시 조사 하던 중 처음에는 옆자리에 있었던 조지환(임호 분)이 나중에는 없어졌다며 혹시나 조지환이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심청이도 고려 프로젝트에 고심하던 중 바다에 빠지면서 잃었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푸른색 안료는 백청초 잎 뿐 아니라 꽃에서도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용왕님 보우하사’는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용왕리 바다가 서울에 있는 주모그룹 근처에 있는 등 거리감도 무시하는 만화 같은 줄거리에다 드라마가 중반을 넘어가는데도 눈먼 심학규 이야기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럴 즈음 백시준이 교도소에서 만난 친구가 재벌 3세라 백시준에게 마음대로 돈을 쓰게 했다. 백시준은 엄청난 자금을 미끼로 주보그룹에 들어온다. 백시준은 주보그룹에서 서필두와 여지나에게 복수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던 중 여지나가 서필두에게 우려낸 돈을 방덕희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백시준은 사람을 시켜 증권에 투자하면 몇 배로 불러주겠다며 방덕희의 돈을 다 우려낸다. 여지나는 엄마가 돈 한 푼 없다는 것을 알고는 서필두를 찾아가서 고려 프로젝트를 파투 내겠다고 큰소리친다.

심청이는 푸른색 안료에 대한 1차 성공을 언론에 알리자 어디선가 e메일로 답장이 오는데 아무래도 아빠 조지환 같다. 그래서 심청이는 생부를 만나러 백청초를 기르는 원료 개발실로 향한다.

마영인 회장 댁에는 딸 마재란(임지은 분)이 오귀녀(이슬아 분)라는 천방지축 딸과 같이 살고 있었다. 오귀녀는 주보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서필두에게 이상한 e메일이 심청이에게 왔다고 한다. 마풍도가 오귀녀에게서 그 이야기를 듣고는 심청이에게 보낸 e메일이 서필두의 계략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심학규에게 전화해서 심청이를 찾아보라고 당부한다.

심학규는 심청이를 찾으러 백청초를 키우는 원료 개발원으로 갔다. 여지나가 서필두에게 고려 프로젝트를 파투 내겠다고 한 것은 백청초 농장를 박살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여지나는 원료 개발원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심학규는 심청이를 찾으러 갔다가 백청초 농장에서 심청이를 구하고 대신 다쳤다. 심학규는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 하필 눈을 다쳤다. 심청이는 지극정성으로 아버지 심학규를 간호했다.

심청이의 생부 조지환이 나타났다. 지난날 서필두가 마성재와 조지환을 죽였는데 조지환이 죽지 않자 요양원에 가둬 두었던 것이다. 심청이 푸른색 안료 1차 실험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는 딸임을 직감하고 요양원을 탈출했다.

정말 눈이 보여요?. ⓒMBC

심학규는 안대를 풀었다. 의사가 별다른 외상은 없다고 했으나 심학규는 앞을 보지 못했다. 기질적 병변 없이 스트레스 등에 의한 심인성 시각장애인이었다.

심학규는 자신이 앞을 보지 못하는 것 때문에 심청이가 생부 조지환에게 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는 심청이에게 다시는 병원에 오지 말라며 퇴원을 했다.

마영인의 딸 마재란(임지은 분)이 예전에 사랑했던 연인이 심학규였다. 엄마 마영인은 심학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서필두로 하여금 심학규를 떨어지게 했다. 그런데 마재란이 20여년 만에 심학규를 다시 만났다. 심학규는 마재란이 주보그룹의 마영인 회장의 딸 인 줄은 모른다.

마재란이 심학규가 입원한 병실을 찾아갔다가 심학규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방덕희는 심학규가 다쳤다는 것은 내몰라하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면서도 딸 여지나만 챙긴다.

심청이는 원료 개발원의 백청초가 모두 불탔으므로 고려 프로젝트는 물 건너갔다고 낙심하고 있었는데, 조지환은 백청초를 여기저기 많이 심어 놨었다. 그리고 푸른색 안료의 비밀은 백청초의 잎과 꽃뿐만 아니라 뿌리까지라고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백청초를 가지고 푸른색 안료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절대 시각’을 가진 심청이에게 달렸다고 한다.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는 심학규. ⓒMBC

심청이는 백청초 연구를 하면서도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 심학규 때문에 노심초사한다. 심학규는 퇴원했으나 방덕희는 눈먼 남편 심학규를 돌보지 않았다. 그 틈에 마재란이 연변에서 왔다면서 심학규를 돌본다.

7월 1일부터 장애등급기준이 폐지되었지만, 기존의 등급기준에서도 장애진단을 하는 전문의는 원인 질환 등에 대하여 6개월 이상의 충분한 치료 후에도 장애가 고착되었음을 진단서, 소견서, 진료기록 등을 주민센터에 제출하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여부를 판정해서 알려준다.

시각장애인이 활동보조를 받으려면 시각장애인으로 등록이 되어야 하고, 기존의 시각장애인이 활동보조를 신청하면 재판정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 활동보조 시간을 배정받아서, 관련 단체에 활동보조를 신청하면, 활동지원사가 파견된다. 활동보조비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이고, 그 외에는 건강보험료 등에 의해서 책정된다.

그런데 심학규는 장애진단을 받아서 장애인등록을 한 것 같지도 않고, 연변에서 왔다는 마재란은 어떻게 심학규의 활동보조를 하게 되었을까.

심학규는 심청이를 오지 않게 하려면 자신의 눈이 다 나아서 보인다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심학규는 눈이 잘 보이는 척하기 위해 자신을 도와주러 왔다는 연변 여자 마재란과 함께 앞에 있는 컵에 물을 따르는 등 눈이 보인다는 것을 연습했다.

심청이가 왔다. 심학규는 심청이 앞에서 그동안 연습한 대로 컵에 물을 따랐다.

심청 : “정말 보여요?”

심학규 : “그래! 다 보인다. 이제 다 보이니까 다시는 여기 오지 마라.”

심학규는 옛날의 연인이었던 마재란이 연변 사투리를 흉내 낸다고 해서 몰라보고, 심청이에게는 눈이 보인다고 연기를 해서 심청이가 그런 줄 알게 하다니……. 그런데도 쫓겨 다니다 먹을 것을 찾아 부엌에서 부딪힌 여지나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너 여지나?”라며 알아본다.

그리고 또 하나 심학규는 눈이 보이는 척 하면서도 마재란과 함께 지팡이를 짚고 나온다. 눈이 보인다면 지팡이를 안 짚어야 하는데, 마재란과 같이 나오면서 지팡이를 짚는다는 것도 이상하다. 더구나 심학규의 지팡이는 시각장애인용 흰지팡이가 아니라 노인용 지팡이다.

심학규가 심청이에게만 앞이 보이는 척 연기를 하는 거라면 마재란과 같이 있을 때는 흰지팡이를 짚고 심청이가 있을 때면 흰지팡이를 접으면 된다. 더구나 마재란도 심청이에게 들키면 안 되므로.

고려 프로젝트 성공 기자회견. ⓒMBC

심청이는 ‘절대 시각’으로 백청초에서 고려시대의 푸른색 안료를 재현해 ‘불루 심청’이라는 칭송을 듣기도 하지만, 아버지 심학규가 오지 않아서 서운해 한다.

사실 심학규는 심청이의 성공을 보러 왔었다. 그런데 눈이 보인다는 심청이의 말과는 달리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조지환이 알아챈다.

‘용왕님 보우하사’는 이번 주에 끝날 예정이다. 심청이의 ‘절대 시각’에 의해 고려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심학규도 눈을 떠서 앞을 보게 될 것이다.

심청전에서처럼 “어디 보자 내 딸 청아!”해서 저절로 눈을 뜰지 아니면 누군가의 안구기증으로 개안수술을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용왕님 보우하사’에서는 시각장애인을 너무 희화화하지 않았나 싶다.

가끔 ‘용왕님 보우하사’를 손주들과 같이 보기도 했다. 심학규가 눈이 멀고 여지나나 서필두가 나쁜 짓을 할 때마다 작은 손녀가 “할머니 용왕님은 어디 가셨어요?”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아직도 용왕님이 나쁜 사람 벌주고 착한 사람은 상 주는 줄 알고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 도대체 용왕님은 어디로 가셨기에 온갖 범죄와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것일까. 그리고 용왕님이 보우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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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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