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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거쳐 자립까지, 캔버스 속 내 인생

이주연 작가, ‘두 번째 삶을 보다’ 첫 개인전

욕창 심해 엎드려 작업, “그림 통해 희망 전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26 13:27:49
지난 25일 첫 개인전을 연 중증장애인 이주연 작가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25일 첫 개인전을 연 중증장애인 이주연 작가 모습.ⓒ에이블뉴스
“올해 50세, 장애인으로 산지 딱 절반이네요. 장애인이 된 후 두 번째 삶은 완전한 자립을 꿈꾸는 작가로, 많은 사람에게 그림으로서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중증장애인 이주연 (50세, 지체1급)작가의 첫 개인전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이음센터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삶을 보다’는 주제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과 나비를 모티브로 삼아 총 25개 작품을 선보였다.

이주연 작가는 25세였던 1993년 6월, 결혼을 앞두고 빨래를 널다 추락해 경추 3,4,5번을 다쳤다. 도저히 가망이 없다며 장례까지 준비했던 이 작가는 기적같이 의식이 돌아왔지만, 몸 구석구석의 욕창으로 7년간 고생하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가평 꽃동네에 입소했다.

“돈이 좀 있으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데, 돈이 없으면 월세방을 전전하고…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시설로 갔어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었고, 그나마 대중들에게 개방된 곳이었으니깐요.”

2000년부터 14년을 꽃동네에서 살아온 그는 “제2의 삶을 살게 해준 곳”이었다고 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희망조차 없었지만, 조금씩 장애를 수용하고, 그림을 배워 작가로서의 인생을 꿈꾸게 한 것. 이날 이주연 작가의 전시 오프닝에는 꽃동네 관계자들과 거주인들이 찾아와 축하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수녀님에게 ‘혹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물으니, 미술동아리를 추천해줬어요. 그냥 그때는 관심보다는,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이주연 작가의 작품. (위)숨바꼭질(아래)기원.ⓒ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이주연 작가의 작품. (위)숨바꼭질(아래)기원.ⓒ에이블뉴스
손을 쓸 수 없는 그는 고무줄에 연필을 감고 선을 긋는 것부터 배웠다. 당시에는 미술에 각별한 애정보다는 십시일반 그를 도와준 지인들에게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림에 애정이 생기고, 잃어버린 웃음도 찾았다.

“예전에 꽃동네 들어가기 전에는 나는 웃으면 안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림을 그리면서 나도 웃을 수 있단 것을 깨달았죠.”

이주연 작가의 작품 활동은 주로 엎드려서 고무줄에 붓을 감고 그림을 그리거나, 붓을 입에 물고 이뤄진다. 엉덩이, 팔꿈치, 종아리 등 몸 여러 곳의 욕창 때문에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붓을 놓을 계획은 없다.

이주연 작가의 작품 활동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이주연 작가의 작품 활동 모습.ⓒ에이블뉴스
현재 이주연 작가는 더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위해 꽃동네에서 퇴소한 후 2015년 6월부터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중구길벗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앞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작가로서, 또 장애인 동료상담가로서의 인생도 꿈꾼다. 이주연 작가가 그림 소재로 주로 사용하는 ‘나비’처럼 훨훨 날기 바라면서 말이다.

“저는 중도장애인이라서 꼼짝 못 하지만,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희망도 주고 싶고, 스스로도 희망을 품고 살고 싶어요. 많은 사람에게 그림을 통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죠,”

한편, 이주연 작가의 개인전 ‘두 번째 삶에서 보다’ 작품들은 오는 29일까지 이음센터 이음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주연 작가의 작품 나비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이주연 작가의 작품 나비 모습.ⓒ에이블뉴스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이음센터 이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주연 작가의 개인전.ⓒ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이음센터 이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주연 작가의 개인전.ⓒ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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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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