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주도 호텔엘린에서 열린 두리함께(주) 주최 접근 가능한 여행 간담회.ⓒ에이블뉴스

“좋은 경치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해안도로 중간에 끊겨있어서 아쉬웠어요”, “환상적인 제주도를 간다 말을 듣고 너무 설렜는데, 조그만 턱 때문에 빙 돌아왔어요. 막상 관광지에 오니 들뜬 마음이 사라지더라구요.”

13일 제주도 호텔엘린에서 열린 두리함께(주) 주최 접근 가능한 여행 간담회에서 전동휠체어 사용 장애인 4명이 제주도 관광에 대한 소회를 이 같이 털어놨다.

장애인 전문여행사 두리함께(주)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이동약자를 위한 무장애여행 패키지’ 시범운영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접근 가능한 여행패키지 상품으로,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개조차량을 통해 애월 한담해안도로, 한림공원, 돌문화공원 등을 돌아봤다.

함께 동행한 동의대학교 이봉구 교수는 “제주도는 예전에 비해 접근할 수 있는 장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장애인들은 뭐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정보 얻기가 힘들다. 제주도에 누구나 와서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에이블뉴스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는 “제주도는 외형적으로 편의시설 등이 많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인적서비스가 부족하다. 활동보조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여행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다. 아침, 저녁만이라도 여행지에 가서 도와줄 수 있는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대표는 “성읍민속마을 화장실을 갔는데 엉망이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사용할 수가 없더라. 디테일하게 편의시설이 잘 설치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사회를 맡은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홍서윤 대표는 교통수단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홍 대표는 “운전을 못하시는 장애인들이 오시면 교통수단이 필요한데 제주에는 유일하게 장애인콜택시밖에 교통수단이 없다”며 “장애인콜택시는 대기가 길고 여행스케쥴에 맞출 수가 없다. 또 도민들도 함께 이용하지 않냐. 대안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 대표 또한 “시티투어버스만이라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면 주요 관광지는 돌아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유진의 제주도의원은 “제주도 접근 가능한 관광 조례 제정으로 서귀포시에 저상버스 20대, 제주시도 많이 갖춰질 예정이다. 제주도를 한 시내권으로 하는 방법으로 대중교통 활성화를 시킬 예정”이라고 답했다.

편의시설과 관련해서도 유 의원은 “민간 관광지 편의시설에 2억을 지원했는데 어떻게 지원됐는지 직접 휠체어를 타고 가본 적이 있다. 지원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를 정도로 알 수 없더라. 도로에 데크를 깔았는데 너무 좁아 비장애인은 밑으로 건너야 했다”며 “조례 속 복지관광위원회에 장애당사자가 없는 부분이 크다. 그래서 조례에 장애인당사자를 꼭 넣도록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두리함께 이보교 대표이사는 “현재 장애인 관광정책은 물리적인 환경적인 부분만 하고 있다 보니 인적 인프라, 상품 서비스에 별로 관심이 없다. 장애인 여행이 복지가 아닌 차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생태계의 변환을 일으키자는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세버스도 자부담이며, 직원들이 직접 100군데의 관광지 접근성 조사를 완료했다.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기에 빚으로 이어오고 있다. 도에서 관심을 갖고 배리어프리 인증제만 해줘도 힘을 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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