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침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는 新 가족 열전으로 ‘가족을 진정으로 엮어주는 것은 피가 아니라, 서로의 삶에 대한 존경과 환희’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도훈(이인 분)과 정모아(김민서 분)는 보육원에서 만나 부부가 되어 아들까지 낳고 살았으나 박도훈이 부모님을 찾았는데 티모그룹 회장 신태학(현석 분)과 그의 아내 홍명숙(차화연 분)이 친부모다.

정모아를 입원시킨 강남구. ⓒSBS

박도훈의 어머니 홍명숙은 정모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들을 정모아와 이혼시킬 궁리만 한다. 박도훈도 어머니를 따라 정모아와 이혼하고 국회의원 딸 차영화(나양 분)와 재혼 할 생각인데 정모아가 영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정모아가 차영화를 만나서 모든 것을 이야기 하겠다고 하자 홍명숙은 폭력배를 시켜 막게 하고 정모아는 도망치면서 가로수에 머리를 다쳐 도로에서 쓰러진다. 카센터를 운영하는 강남구((박선호 분)가 이를 발견하고 병원에 데려갔으나 이름도 알지 못해 누나 강남희라 하고 입원시킨다.

강남구는 우연히 만난 차영화와 친구가 되었었다. 그래서 차영화가 박도훈과 재혼하려는 것을 알고 차영화를 찾아 갔다. 박도훈이 이혼도 하지 않고 차영화와 재혼하려 한다면서 박도훈이 나쁜 사람이라고 했으나 차영화는 박도훈의 아내 정모아가 와서 말하면 믿겠다며 강남구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박도훈과 재혼하려는 차영화. ⓒSBS

강남구가 차영화에게 말은 했다며 주차장으로 나오는데 마침 차영화를 만나러 오던 박도훈과 주차장에서 마주친다.

강남구는 박도훈이 불륜남이라며 이혼도 하지 않고 왜 차영화를 만나느냐며 따진다. 강남구는 “(와이프를)당신이 못 오게 수 쓴 거 아니냐.”고 하자 박도훈이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면서 강남구의 멱살을 잡는다. 강남구가 “알았어요. 갈게요. 잘사쇼.”라며 자리를 떠나려는데 박도훈의 차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되어 있는 게 아닌가.

“야! 차 빼!” 강남구가 소리쳤다.

“내가 운전 가르칠 때 얘기 했잖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차 대지 말라고.”

“싫다면?”

“싫어?”

“너 그거 아니? 너 변한 거?”

“사람은 누구나 변해.”

“와이프가 온다고 하고 안 왔으면 걱정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얼씨구나 하고 이리도 달려 오냐?”

“그래서 훼방 놓으러 오셨나?”

“아니, 걱정돼서 왔어, 그래도 내가 알던 박도훈은 좋은 놈이었으니까.”

그 말에도 박도훈은 아무른 대꾸도 하지 않았다.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차 빼라 확 부셔버리기 전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서 차를 빼라는 강남구. ⓒSBS

그 말을 하고 강남구는 떠났고, 박도훈이 차를 뺐는지 안 뺐는지는 필자는 잘 모른다.

“박도훈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으로 고발합니다.”

박도훈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으로 고발하고 싶은 것은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위반하는 박도훈의 이야기를 실제로 본 몇몇 사람들이 필자에게 전화로 알려 오기도 했다. 아무튼 ‘비장애인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홍보가 된 것 같아 작가나 연출가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우리는 함께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차이나 차별이 아니라 다양화 시대의 개성일 뿐이다. 그래서 베이어프리(barrier-free) 그리고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등으로 요즘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이 편리하면 모든 사람이 편리하다. 따라서 ‘장애인 전용’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사라지는 추세지만 유독 ‘장애인 전용’이 실감나는 곳이 바로 주차장이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출입구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이동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먼 길을 걸어오기가 불편하므로 출입구 가까이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두어 배려하고 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은 과태료 10만원. ⓒ이복남

둘째는 주차장의 넓이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시행 2016.12.30.] 제3조(주차장의 주차구획) 에 의하면 일반형 주차장의 경우 너비 2.3m 이상, 길이 5.0m 이상이다. 주차장의 너비가 너무 좁다보니 문콕사고가 자주 일어나는데 그래서 일부 아파트 등에서는 10cm를 추가하고 있지만 법은 언제 개정될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장애인주차장은 너비가 3.3m 이상이고, 길이는 5.0m 이상으로 되어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너비는 가로 길이의 폭(幅)이고 넓이는 면적이다. 따라서 너비는 폭을 재는 미터(m)이니 자로 잴 수 있고, 넓이는 가로*세로의 제곱미터(m2)이므로 계산해야 되는 면적인 셈이다.

이처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출입구에서 가깝고 일반형보다 넓기 때문에 가끔 ‘아임쏘리 강남구’에서 박도훈처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위반하는 얌체족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 때는 누구라도 신고할 수 있기를…….

그러나 신고보다는 비장애인은 물론이고 보호자차량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비워두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