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극장 외부 계단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점자블록. 물기가 묻으면 미끄러울 뿐만 아니라 빛이 반사돼서 저시력장애인의 경우 눈이 부신다. ⓒ박종태

최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한 결과, 지난 2005년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들이 불편한 점이 수두룩했다.

해오름극장은 지하 1층~4층 건물로 1, 2, 3층에 좌석이 있다. 장애인관람석은 1층 맨 뒤에 좌측과 우측에 각각 8석씩 총 16석이 마련됐다.

입구 점자안내판은 잘 깨지는 아크릴이며,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버튼이 없었다.

1층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하는데 제약이 없었던 반면, 버튼 밑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개선이 요구됐다.

건물 외부의 계단에는 물기가 묻으면 장애인들이 이동하던 중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고, 빛이 반사돼 저시력 장애인의 눈을 부시게 하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여기에 더해 계단에는 손잡이도 없었다.

반면 건물 1층 내부 계단에는 점자블록, 손잡이,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이 양호하게 설치돼 있었다.

특히 해오름극장에는 외부 계단 밑과 내부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외부에는 남여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비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따른다.

남여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모두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이며, 문고리 잠금장치 사용도 거의 불가능하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좁고, 용변기 등받이와 세면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사용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설치된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 중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여기에 여성비장애인화장실의 통로가 좁아 세면대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접근이 불편했고,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세면대와 마주보는 소변기에 설치된 손잡이 때문에 이동하는데 불편을 줄 것으로 점검됐다.

건물 내부의 남녀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장애인관람석이 있는 1층에 마련돼 있다. 2005년 점검 때와 비교해 보면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이 우측에 여성장애인화장실, 좌측에 남성장애인화장실로 바뀌었다.

공통적으로 장애인화장실로 접근하는 계단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동하는데 불편이 없다. 다만, 경사로에 손잡이가 한쪽만 설치돼 있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한 반면 내부 용변기 방향의 세면대 손잡이가 고정식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용변기로 접근하는데 불편을 줬다. 휴지걸이의 위치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았던 반면, 비상호출버튼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남여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표지판과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하지만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손잡이가 설치돼 소변기를 찾아 볼 수 없었다.

한편 국립극장 담당자는 같이 점검을 하며 미흡한 장애인 편의에 대해 일일이 메모 했고, 외부 장애인화장실, 스테인리스 점자블록 등에 대해 개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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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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