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교육 하시면서 다 하시는 선생님은 많지 않죠. 그니까 경험 많으신 선생님은 되게 잘하시지만, 이게 되게 처음에 딱 음악 뭐 하셔가지고 연계 돼서 오신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는 되게 어려워 하시더라구요.(특수학교 교사A)

# 애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어요, 다섯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강사님들은 저희만큼 시야가 넓지는 못하세요. 돌발행복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고..(특수학교 교사B)

현재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문화예술·체육 교육이 외부강사와 특수교사에만 의존하고 있어, 전문성을 가진 교사, 강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변경희 교수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아동 문화예술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서울시 소재 특수학교, 특수학급 특수교사 등 67명을 대상으로 한 ‘장애아동의 문화예술 교육실태 조사’ 연구를 발표했다.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변경희 교수.ⓒ에이블뉴스

■“매년 기초만” 질 떨어지는 교육 내용=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문화예술, 체육 교육내용이 다양하지 못했다. 정규 교과과정과 방과후 학교를 통 털어서 음악, 미술, 체육 활동을 중심으로 주당 1~2회에 그친 것.

정규 교과과정의 주당 수업 빈도를 보면 체육이 평균 2.2회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술 1.57회, 음악 1.55회, 춤 0.12회였다. 방과후학교의 경우는 음악(1.19회), 체육(1.36회)만이 1회 이상이었고, 대부분 1회 미만을 밑돌았다.

수업의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았다. 음악수업은 ‘악기 연주’ 위주, 미술수업은 ‘만들기’와 ‘그리기’ 위주, 체육활동은 ‘기초운동’과 ‘구기운동’ 위주인 것.

“근데 학교에서 하는 건 늘 기초예요.. 매년 반복적이고, 그래서 밖에서 사교육을 안할 수가 없다니까요, 우리 수준에 맞는 게 없어요”(질적조사 인터뷰, 특수학교 부모A)

그럼에도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편이었다. 장애학생 및 학부모의 선호도도 과반수 이상으로 높았지만 담당교사의 경우 더욱 높았다.

담당교사의 선호도를 보면, 매우 높음이 16.9%, 대체로 높음이 75.4%로 10명 중 9명 이상이 선호하고 있었다. 이는 문화예술 교육 지원에 대해 교육자들의 긍정적인 발전이 있음을 가늠하는 결과다.

정규 교과목 대비 문화예술 수업에 대한 장애학생의 선호도 또한 80% 이상 높았다. 이는 국어, 수학 등 교과목 보다는 문화예술 수업이 장애학생들의 학업적 흥미 유발이 쉽기 때문이라고 변 교수는 설명했다.

■특수교사-외부강사에만 ‘의존’=그러나 수업은 특수교사와 외부강사에 의존하고 있었다. 정규 교과과정에서는 특수교사가 46.3%, 방과후 학교에서는 외부교사가 49.2%인 것.

반면, 문화예술 교사의 경우 정규 교과수업 6%, 방과후학교 6.2%에 불과했다.

또한 외부강사가 투입 되도 특수학교사가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20%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부강사의 경우, 장애학생의 이해도가 낮아 특수교사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인 것.

이처럼 장애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없는 외부강사의 경우, 장애학생들을 가르치는 적절한 방법도 몰라 부모들의 불만은 물론, 특수교사와 갈등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강사님들 입장에서는 또 굉장히 감독관 같은 느낌을 받으실 수 있어요. 내 수업을 지금 이 사람이 도와주러 들어왔나, 참관하러 들어 온 것 아니야? 이런.. 평가하러 들어온 사람으로 여기실 수 있고.”(특수학교 부장A)

“진짜 사실은 제가 수업을 진행하시는 것을 보면 같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막 들어요.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음악선생님이 오셔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조금 엄마들한테 불만이 생기는 것들이 생겨서 제가 같이 보조를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은 사실 있는 거예요”(특수학교 교사C)

바람직한 문화예술 교육주체로는 문화예술 교과교사가 44.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특수교사와 외부강사가 40.3%였다.

“문화예술 교과교사가 있으면 뭐가 좋은가 하면은 선생님들은 문화예술 수업에 부담도 없고, 문화예술 교사들은 전문성이 높은 분이니까 애들도 여러모로 정말 좋지요.”(특수학교 부장B)

이에 변경희 교수는 “현재 교육내용은 학교 수업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문화예술·체육의 기본적인 교육내용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장애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에는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장애학생 특성상 문화예술·체육 수업의 커리큘럼을 보다 다양하게 확장하고, 다루지 않았던 내용도 과감히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문화예수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 지식중심 강좌형(이론), 활동중심 강좌형(악기 강습, 미술), 체험형(실물 경험학습), 관람형(공연 및 전시관람) 및 프로젝트형(활동과 체험) 등 유형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어 변 교수는 “특수교사는 문화예술 교육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외부강사는 장애아동 교육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현재 교육은 한 가지만 충족시키는 선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문화예술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확보된다면 교육내용, 커리큘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수급을 원할히 하는 시스템과 인력풀이 준비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몸짓과소리 강민욱 문화예술위원(왼)과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서울지부 김경숙 사무국장.ⓒ에이블뉴스

■“장애아동, 예술의 힘 커…활성화 절실”=이에 토론자들도 현재 장애학생들의 문화예술 교육문제에 있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장애학생들의 문화 예술 활동을 위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음악순회강사로 직접 장애학생들을 만나고 있다는 몸짓과 소리 강민욱 문화예술위원은 “특수학급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생들이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 기분이 잘 변하고 다른 학생들에 행동들에 쉽게 동화가 된다”며 “산만해지면 수업에 어려웠다. 수업 도중 갑자기 몸을 만지거나, 서로 싸우게 되면 다소 놀라곤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강 위원은 “음악은 장애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언어발달, 문제행동의 감소 등 전반적인 발달에 기여하지만 현재 문화예술 부분에서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특수학교 정교사 자격증에 체육 영어 등은 적혀있지만 음악은 없다. 특수체육처럼 음악특수교육 교사 양성을 한다면 학생들이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맹학교에 다니는 시각장애1급 두 아들을 두고 있는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서울지부 김경숙 사무국장은 “장애아동은 일반적인 문화 활동에 참여하기 어렵다. 음악회를 가도 여러 가지 소리와 상황이 궁금한 우리 아이들이 소곤소곤 물어올 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며 “장애아이를 낳은 것이 죄가 아닌데도 죄인처럼 사람들 속에 우리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들어가기가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김 사무국장의 아이들은 음악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뛰어나 현재 구립청소년합주단에서 활동하며, 방과후 활동으로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있다는 것.

김 사무국장은 “요즘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악기 수업 및 문화예술 활동들이 이뤄진다. 직접 배워보면서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밝게 자라는 것을 볼 때면 참 많이 흐뭇하다”며 “문제는 외부강사의 장애학생 이해도가 떨어져 형식적인 수업에 그치고 욕구에 맞는 수업이 진행되지 못한다. 더더욱 강사의 자질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장애아동들이 문화 예술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전해 나가려면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성에 맞게 문화 예술 능력을 향상시키고 교육시키려면 전문강사가 필요하다”며 “그에 합당한 교육비는 정부에서 지원해 마음 놓고 배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아동 문화예술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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