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와 마주앉은 장애청소년들이 그리 비장할 줄이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SK텔레콤이 주최한 ‘2013 SK텔레콤 장애청소년 IT챌린지’ 대회에서 만난 장애청소년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다.

시각장애 2급의 참가자 안희태씨.ⓒ에이블뉴스

장애청소년의 모바일 기기 활용능력 향상을 통한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는 전국 특수 중·고등학교(급)에 재학 중인 14~24세 전국 장애청소년(지적, 청각, 지체, 시각) 등 총 122명이 참석해 경합을 펼쳤다.

개회식이 있기 30분 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고 있던 대학생 안희태(시각2급, 22세)씨의 얼굴에서는 유난히 자신감이 넘쳤다. 알고 보니 지난해 대회에서 3등을 했던 경력이 있었다.

안 씨는 “평소 소지하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해서 인터넷 검색 등을 자주 이용해서 이런 대회를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태블릿을 가지고 하는 대회가 많지가 않아 아쉽다”며 “지난해에도 똑같이 IT챌린지 대회에 나와서 3등을 했다. 이번에는 꼭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안 씨는 시각장애인으로서 접근성의 어려움도 함께 털어놨다. 안씨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여전히 웹접근성이 부족한 거 같다. 어플 같은 경우 호환이 잘 안되서 불편한 점이 있다”며 “웹접근성이 많이 좋아져서 마음 놓고 인터넷 검색 등을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위다희양(왼쪽)과 다희양의 어머니, 그리고 서동민군.ⓒ에이블뉴스

“깔깔” 웃음이 끊이지 않는 남매 같은 서동민(지체1급, 17세)군과 위다희(지체1급, 14세)양은 선생님의 권유로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동민군은 태블릿PC를 통해 평소 게임과 검색을, 다희양은 웹툰 보기를 즐긴다는 이들의 목표는 역시 1등. 동민군과 다희양은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 대표자 선서를 맡은 서종민(지체1급, 18세)군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멀리 광주에서 왔다. 전날 숙소에서 잠을 자고 이번 대회에 참석한 종민군은 전날 문화체험으로 다녀온 파주 트릭아트뮤지엄에 대해 “너무 재밌고 새로웠다”고 첫 마디를 뗐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종민군, 알고 보니 e-스포츠 게임에 대해선 ‘고수급’이었다. 지난 2011년 열린 ‘마구마구 게임 대회’에서 종합1등을 차지한 것.

서종민군.ⓒ에이블뉴스

종민군은 “정보화시대인 만큼 태블릿PC인 아이패드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특히 게임이 좋다”며 “선생님이 추천해줘서 대회에 참석했는데 이번 대회에 우승 자리 자신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언니!! 나 좀 찍어줘요! 브이!”를 외치며 유난히 반기던 발랄 소녀 최유진양(18세)은 지적장애3급이다. 최양은 “아이패드 좋아해요. 이것저것 검색해서 봐요”라며 기자에게 태블릿PC 화면을 보여줬다.

대학에 진학하면 방송연예과에 가서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최양은 존경하는 배우를 ‘유동근’으로 꼽았다.

이어 “언니 저랑 사진 찍어요!”라며 핸드폰을 꺼내며 셀카를 함께 찍고 나서야 최양은 방긋 웃으며 “잘가라”고 끝마디를 외쳤다.

태블릿PC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홍성인(18세, 지적3급)군은 평소 ‘크레용팝’을 좋아해서 캘럭시탭을 이용해 자주 뮤직비디오, 사진 등을 즐겨본다.

홍군은 “평소 태블릿PC를 좋아한다. 뉴스도 보고, 연예인도 보는데 요즘에는 크레용팝이 좋다”며 “이용하면서 단점이라고 하면 시간이 좀 오랜걸린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발랄소녀 최유진양(왼)과 홍성인군.ⓒ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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