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부모(不母)에서 부모(父母)로’의 한 장면. ⓒ제주장애인연맹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가슴 한켠이 울컥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

결코 그녀들이 가엽거나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나와 같은 이가 있구나하며 나의 경험을 뒤돌아보며 설움에 복받쳐 흘러내리는 눈물이었다.

그것은 공감을 넘어선 동감이었다.

'제13회 제주장애인인권영화제'의 개막작인 ‘부모(不母)에서 부모(父母)로’의 작품은 두 명의 뇌병변 장애여성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의 많은 사회적 편견과 어려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의 더한 축복은 아이를 갖는 일이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걱정도 따르는 일이겠지만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주위의 가족, 친지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열 달을 품고 엄마가 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유독 장애여성들은(특히 장애가 심할수록) 커다란 축복의 과정에서 많은 축하와 격려가 더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는다.

어떻게 나을래, 어떻게 키울래 라는 말과 또한 잘못된 편견 중 하나인 유전될 텐데 등의 따가운 시선과 말들로 장애여성 엄마들은 상처투성이가 된다.

나도 한때 시어머니께서 ‘아이는 가질 수 있겠나’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이 속상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면 아이가 둘이나 있는 지금도 그때의 아픔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모성권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어 버리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수 없다.

장애 여성들도 임신, 출산, 양육에 있어 사회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과 잘못된 편견이 사라지고 그들과 그 자녀들에게 필요한 제도나 편의시설이 늘어난다면 ‘엄마’라고 불리는 제2의 행복한 삶을 마음껏 누리고, 설사 고난이 생기더라도 이겨나가는 용기를 갖게 되지 않을까?

해마다 열리는 제주DPI의 장애인인권영화제는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을 이해하는 데에 이론이 아닌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많이 이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제13회 제주장애인인권영화제는 14일부터~16일까지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되며, 총 24편의 다양한 영상이 상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제주DPI(064-757-9897)로 문의하면 된다.

*이글은 ‘제13회 제주장애인인권영화제’ 최은주 집행위원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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