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생태탐방연수원. ⓒ박종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30일 북한산국립공원에서 ‘북한산 생태탐방연수원’ 개원식을 개최했다.

북한산 생태탐방연수원은 15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3층 건물로 지어졌으며, 국립공원에 머물면서 자연생태와 환경에 대한 교육 등 각종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관광 거점시설로 운영된다.

이곳에는 강의실, 실내 집회장, 양호실, 산악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비롯해 100명 정원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숙박시설의 경우 4·8·10인실, 장애인실(1개)로 나뉜다. 특히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Design)’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개원식 날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신청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장애인들이 곳곳에서 불편을 느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남녀로 구분돼 설치돼 있었고, 내부도 넓었다. 반면 출입문은 자동문이 아닌 미닫이문이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없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사용하기 힘들었다.

내부 세면대 양 옆에는 고정식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출입에 불편을 주고 있었다.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손잡이로 교체하면, 출입 불편의 문제가 해결된다.

또한 용변기에는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없었고 비상호출버튼, 휴지걸이, 핸드드라이어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시각장애인들이 화장실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점자유도블록의 경우 여자장애인화장실과 비장애인 여자화장실 중간에 설치돼 있어 개선이 요구됐다. 특히 1층 남녀 화장실에는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도가 없었다.

외부 휴게소 이동로에 설치된 경사로는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운전미숙 등으로 인한 급발진 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곳곳에 설치된 배수로 덮게도 간격이 촘촘하지 않아 휠체어 바퀴가 빠질 수 있어 문제였다.

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2층에 마련된 ‘장애인실’을 이용하기에도 불편했다.

장애인실은 2층에서 약 10여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에 마련돼 있었고, 이동을 돕기 위해 수직형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버튼을 도착할 때까지 계속 누르고 있어야 움직여,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사용할 수 없었다.

장애인실은 출입문에 턱이 없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용이한 반면, 침대로 접근할 수는 없었다. 옷장과 침대사이가 좁아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화장실·샤워장은 공간도 좁았고, 샤워기 및 비상호출버튼도 없었다.

이 밖에도 북한산 생태탐방연수원 입구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비장애인화장실의 소변기 양옆에 손잡이가 없었다.

한편 연수원 담당직원은 수직형 휠체어리프트의 문제점을 모르고 있었고, 문제를 지적하자 “수직형휠체어리프트 문제 등 불편한 사항을 시정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산 생태탐방연수원 테이프 컷팅 장면.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자동문이 아닌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 세면대 양 옆에는 고정식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출입에 불편을 주고 있었다. ⓒ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의 소변기 양옆에 손잡이가 없었다. 목발 이용 장애인들의 사용이 불편하다. ⓒ박종태

2층 계단에 설치된 수직형휠체어리프트. ⓒ박종태

수직형휠체어리프트 안내판에는 탐승 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버튼을 계속 누르면 승강기 도착 후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고 설명돼 있다. ⓒ박종태

장애인실은 출입문에 턱이 없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용이한 반면, 침대로 접근할 수는 없었다. 옷장과 침대사이가 좁아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종태

장애인실의 장애인화장실·샤워장은 공간도 좁았고, 샤워기 및 비상호출버튼도 없었다. ⓒ박종태

곳곳에 설치된 배수로 덮게는 간격이 촘촘하지 않아 휠체어 바퀴가 빠질 수 있어 문제였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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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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