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더 할 수 없이 고귀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어머니의 자식 사랑에 관한 일화들은 유사 이래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어떤 과학자들은 어머니의 절대적인 애정의 근원은 호르몬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된다고도 한다. 아이의 웃는 얼굴은 엄마의 뇌에서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켜 엄마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태종대 모자상. ⓒ이복남

그렇다면 아이를 낳자마자 버리는 엄마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물론 예외겠지만 그들은 도파민 보다 더 강렬한 다른 무엇에 취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생물학적 호르몬 관계를 떠나서도 어머니는 무조건적인 모성애로 자식을 보듬는다. 그래서 자식을 위해서라면 생명을 내어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메일 하나를 받았는데 제목이 ‘네티즌이 뽑은 가장 슬픈 이야기’였다. 무슨 내용이기에 네티즌들이 슬퍼서 감동을 받았다는 것일까. 내용은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였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한쪽 눈이 없었다. 한쪽 눈이 없는 엄마는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했다. 한쪽 눈이 없는 엄마도 싫고 그런 엄마가 시장에서 장사하는 가난도 싫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엄마가 학교 운동회에 왔는데 친구들이 놀렸다. 그런 엄마가 싫고 창피해서 놀림거리가 되는 엄마는 차라리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엄마에게 다시는 학교에도 오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울었지만 한쪽 눈으로 우는 엄마가 더 싫었다. 그는 엄마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했다. 열심히 공부 한 덕에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 집도 마련했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다. 행복한 가정이었다.

어느 날 엄마가 찾아왔다. 그는 기겁을 했고 어린 딸아이는 무서워서 도망을 갔다. 아내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결혼 전 아내에게 엄마는 죽었다고 말했던 것이다. 엄마는 집을 잘못 찾은 모양이라며 죄송하다며 돌아갔다.

네티즌이 뽑은 가장 슬픈 이야기. ⓒ네이버 블로그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 ⓒ네이버 블로그

어느 날 고향 초등학교에서 동창회를 한다는 연락이 왔다. 회사에는 핑계를 대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동창회가 끝나고 고향집으로 가 보았는데 엄마가 쓰러져 있었다. 그는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손에는 그에게 주려던 편지가 들려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보고 싶지만 다시는 찾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어릴 때 교통사고 로 한쪽 눈을 잃어서 엄마의 한쪽 눈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들아 내 아들아, 애미가 먼저 갔다고 울면 안 된다.’ 엄마의 편지를 읽은 아들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는 정말 슬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수 있는데 그까짓 한쪽 눈을 주는 것이 뭔 대수겠는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슬퍼서 울었다는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살아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눈은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신체 중에서 병이나 사고 등으로 다치거나 손상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하여 장기 등을 이식할 수 있다.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골수, 안구,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의 내장 또는 조직 중 기능회복을 위하여 적출하여 이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는 정상적인 2개의 신장 중에서 하나, 그리고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간과 골수만 적출하거나 이식할 수가 있다.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 동영상. ⓒ네이버 블로그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 2011.8.4] [법률 제11005호, 2011.8.4, 타법개정]

제4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장기등"이란 사람의 내장이나 그 밖에 손상되거나 정지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하여 이식이 필요한 조직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신장·간장·췌장·심장·폐

나. 골수·안구

다. 그 밖에 사람의 내장 또는 조직 중 기능회복을 위하여 적출·이식할 수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제11조(장기등의 적출ㆍ이식의 금지 등)

⑤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등은 다음 각 호의 것에 한정한다.

1. 신장은 정상인 것 2개 중 1개

2. 간장·골수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기등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에서 그 일부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라는 동영상은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효사상을 고취하기 위한 세안·세족식(어머니는 아들딸의 얼굴을 씻어주고, 아들딸은 어머니의 발을 씻어준다.-필자 주) 영상자료로 만들어진 것 같다. 이 같은 영상자료를 만든 사람도 이 자료를 퍼 나른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의 눈은 기증할 수가 없다는 것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만든 자료라 해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있을 수 없는 위법한 일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는 신장 그리고 간과 골수뿐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한쪽 눈이 없는 어머니’라는 글과 동영상에 어떤 사람은 ‘실화’라는 감동까지 보태어서 퍼 나르고 있는데, 이 내용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허구이니 제발 이글과 동영상을 함부로 퍼 나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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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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