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서비스예산 확보를 위해 극한 투쟁을 벌여야만할까?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희선(31·뇌성마비1급) 활동가는 "활동보조서비스가 없으면 나는 죽는다"는 한 마디로 활동보조인서비스 예산 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장애인활동보조예산, 장애인노동권, 장애인연금 쟁취 공동행동이 벌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희선 활동가의 생생한 육성을 들어보자.

다음은 정 활동가가 이날 낭동한 글 전문.

활동보조가 없으면 나는, 죽어요

활동보조가 없으면 나는, 죽어요. 활동보조가 없으면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갈 수 조차 없으니까요.

내 인생의 반퉁, 시설에서 살았습니다. 중증장애인으로 태어나 다섯 살 어린나이에 시설로 보내져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시설에서 살았습니다. 시설에서의 생활은, 먹고 자고만 반복하며 이 곳에 갇혀, 인간이 아닌, 마치 사육당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1년 전, 노들센터 체험홈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삶이었고, 용기있는 도전이었지만, 뇌성마비를 가진 중증장애인으로서, 너무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체험홈에서 하루 24시간을 혼자, 살아야 하는데, 혼자서는 먹을 수도 없고, 화장실을 갈 수도 없고,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활동보조를 한달에 180시간을 받습니다. 180시간을 쪼개면 하루에 6시간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루의 6시간이면,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쪼개서 씻고, 화장실가고, 밥을 먹기만 할 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활동보조가 없어서 거의 점심을 굶고 삽니다. 심지어 몸이 아픈 날, 혼자 집에서 있다가 급기야 119가 왔던 적도 있습니다.

저는 하루에 6시간을 삽니다. 6시간에만 겨우, 주체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해도, 다른 이들에 의지해야 하고, 부탁해야합니다. 더구나 혼자 집에 있는 날이면, 하루의 6시간을 제외하고는 집에 누워 먹을 수도, 입을 수도, 화장실을 갈 수도 없이, 천장만 보고 있을 뿐입니다.

배고프면 밥먹고, 배아프면 화장실가고 싶은 나는, 살아있는 동물입니다. 살아있기에 사람도 만나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은 나는, 사람입니다. 나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활동보조는, 나에게 생명과 같습니다. 의원님! 활동보조 시간을 꼭 확대해주십시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