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에 나선 이혜연 전국
장애영유아학부모회 대표는 당사자로서 직접 겪은
장애영유아 부모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조사 결과처럼 엄마들이 대부분의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엄마들이 육아를 전담하니 가정의 수입은 2분의 1로 줄어드는데도 경제적인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증가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엄마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공부를 하고, 병원 시간을 알아보고, 관련 웹사이트를 뒤져보면서 내 아이의 컨디션을 어떻게든 좋은 상태로 유지시키고자 한다”면서 “엄마들이 움직이는 시간은 대부분 기관을 이용하는 시간과 낮병동 이용 시간으로 이뤄지는데, 이렇게 하면 엄마들의 양육시간이 사실상 8시간에 달한다. 거의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엄마들도 쉬어야 하는데 쉴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치료실에 다녀오면 비장애아이가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도 많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잠을 잘 수도 없다. 수면 중 발작을 일으키는 아동들도 있고, 발달장애아동의 경우 수면 패턴이 불균형적이고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엄마들은 그런 아이들을 살피느라 무난히 수면을 취하기 힘들다. 깊게 잘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하루 2~3시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한 수면 탓에 엄마들은 우울증을 경험하고 수면을 돕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이렇게 많은 엄마들의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 대표는 “
장애영유아 부모들을 위해 최우선으로 개선돼야 할 정책은 바로
장애아돌봄서비스”라며 “2016년 8월 보건복지포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장애영유아 3만5천여 명 중 돌봄서비스를 이용한 유아는 고작 3,012명에 그쳤다. 그마저도 월 평균 40시간밖에 서비스를 받지 못해 엄마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 제공기관 역시 전국 18곳에 그쳐 사실상 이용자가 접근하기도 어렵다. 장애아동 돌보미들의 급여도 월 60만 원 수준에 불과해 돌보미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부족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현재 만 6세 이상 장애인에게 지원되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소득제한 기준이 없고 기관이 다양해서 대상자가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0세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장애유아들을 위해 모든 놀이터를 통합놀이터로 만들고,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장애유아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특수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장애유아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개인별 맞춤 활동을 통한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가 차원의 가이드북이 필요하다.
장애영유아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부모들을 도울 수 있는 기관들도 많다. 그 기관들과 연계해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발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