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 여성장애인도 피할 수 없는 숙명
아이돌봄·집안일 부담 ‘이중고’…병원 이해도 바닥
자녀·가사돌봄 서비스, 주치의제도 기준 완화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11-22 17:45:48
저
출산으로 인한
출산장려정책이 속속 세워지고 있지만 ‘
여성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부재하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싶다. 모성권을 지켜 달라”고 외치는
여성장애인들은
임신 출산 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공간 속 아이 돌봄의 어려움까지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집안일까지 그들의 몫이었다. ‘독박육아’,
여성장애인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인 셈이다. 장애계에서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
건강권’ 속
여성장애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가 공개돼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오화영 부교수는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
여성장애인연합 주최 ‘
여성장애인 건강권 확보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여성장애인 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전국
여성장애인 74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로, 60대 이상이 27.4%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26.1%, 40대 21.8% 등 대부분 중년 나이, 그리고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응답자 742명 중 72.4%가 장애와 장애진행 상태를 이해하고 있으며, 현재 장기적,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이 36.5%수준이다. 만성 질환이 있다는
여성장애인은 49.7%로, 이들중 78.6%가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반면 ‘참을만해서’, ‘돈이 없어서’ ,‘이동이 불편해서’ 등의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2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78.7%로 정부의 장애인실태조사결과 71.5%보다 약간 높았으며,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검진률이 가장 높았다.
암검진여부는 상대적으로 낮은 57.8%였다.
특히
여성장애인들의 가장 큰 고충은
임신‧
출산, 즉 모성권 부분이다. 장애 발생 이후
임신 출산을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 43%였으며, 이중 응답자의 58.3%가
임신,
출산 시 가까운 산부인과를 이용했다. ‘접근성’은 산부인과 선정의 가장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용한 병원에서 장애의 이해정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4.2%가 ‘보통’으로, 29.5%는 장애의 이해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임신출산 시 필요한 서비스로는 28.2%가
출산비용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25.4%는
여성장애인 임신 출산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임신 출산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29.8%가 아이 돌봄의 어려움을, 14.7%가 도와줄 사람이 없음을, 14.1%가 집안일에 대한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들은 의료서비스 개선과 관련해 29.1%가 의료비 지원 범위 확대를, 28.8%가
여성장애인 전담 의료기관 지정을 요구했다.
또한 가까운 병원 또는 보건소에서 산전 산후 및
임신출산 관련 전문상담 및 정보를 제공할 경우 이용할 의사가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48.8%가 이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방문 진료 이용 의사를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52.1%이 희망했으며, 이중 연령이 높을수록 방문 진료를 원했다. 장애등급으로 볼 때는 1급 53.8%보다 5급 56.5%로 경증장애인 역시 방문 진료 이용 희망의사를 나타냈다.
오 조교수는 “병의원 선택 시 접근성은
여성장애인에게 매우 중요한 기준이며
여성장애인의 건강은 만성질환과
임신출산과정에서도 고려돼야 한다. 지역별
여성장애인전담 전문병원이 설립될 필요가 있다”며 “
여성장애인 건강은
임신,
출산이라는 모성보호에만 국한되어 있는데 산‧전후 관리교육, 돌봄의 이중경계에 위치한
여성장애인의 위치를 고려해 자녀 돌봄, 가사 돌봄, 이동지원서비스가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는 “건강
주치의제도는 이용대상을 중증장애인에 한정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경증 장애지만 합병증이나 중복장애로 인해 중증보다 병원에 가기가 더 힘든 분들이 있다”며 “혼자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장애인은 병원에 가야할 경우 아이를 업거나 안기가 힘들어 난감하다.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장애인에게는 상황과 조건에 따라
주치의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립재활원 여성재활과 백유진 과장은 “
임신 출산 외에도
여성장애인의 여성으로서 생애 주기별 발생할 수 있는 월경, 성관련 문제, 각종 부인과 질환, 폐경기 증상 등이 있지만 인식 부족과 낮은 접근도 문제로 인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
여성장애인들이 여성으로서 관심을 갖고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한 종합적인 매뉴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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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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