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평가와 대안을 주제로 한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회장 차흥봉)가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개편과 관련한 공청회, 심포지엄 등을 잇따라 개최하자 장애인계 일부에서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는 지난 10월 10일 한국장애인개발원 기능과 역할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한데 이어지난 5일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평가와 대안'을 주제로 한·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공청회는 지난 3월 6일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인해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 개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당시 공청회에서 서울대 조흥식 교수팀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장애인정책의 개발 및 연구 역할에서부터 장애서비스판정센터의 기능, 장애인복지시설 및 서비스 품질의 평가·인증, 장애인복지서비스 조정 및 사례 관리지원 등의 역할까지 맡고, 2010년 이후 공단 성격의 준정부기구로 확대개편해야한다는 내용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한·일 국제심포지엄은 일본의 장애인복지전달체계에서 배워야할 점을 살펴본 후, 한국의 장애인복지전달체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장애인요양보험제도의 통합연계방안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또 지역사회중심형 장애인 케어매니지먼트 체계 구축방안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차흥봉 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현행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분석한 후, 새로운 전달체계 수립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 대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는 5일자로 성명서를 내어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의 장애인복지전달체계 역할에 반대한다"면서 "정책연구와 개발에 주력하며, 전문화 내실화를 통해 장애인당사자의 역량강화에 조력자로 나서라"고 비판했다.

장총련과 한자연은 특히 "복지관을 통한 전달체계도, 시군구 공무원을 활용한 전달체게도 실패한 상황에서 또 다시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시대에 맞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장애인체육도 문광부로 넘기고, 현재 정체성마지 잃어버린 진흥회가 이러한 막중한 사업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진흥회가 맡을 경우 다시 선무당에게 우리의 생명을 맡기는 것과 같다"고 정면 비판했다.

장총련과 한자연은 "정책 연구에 주력해야할 진흥회가 전달체계에 직접 서비스 제공자로 참여해 전문가 교육과 장애인 판정, 전달체계, 편의시설 인증제까지 담당하겠다는 것은 진흥회의 몸집불리기의 의도로밖에 평가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총련과 한자연은 "말로는 자립생활의 중요성과 지역에서의 자립센터의 역할이 시대적 변화라 인정하면서, 왜 전국적으로 분포된 자립센터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할을 침해하려 하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자립센터는 지역 내의 전달체계와 정보 제공, 동료상담 등이 역할이 주요 사업이며, 그러한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강화하고 지원해 주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장총련과 한자연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자립센터의 기능을 네트워크로 활용해 그 동안의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장애인 개개인의 개별화된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을 잘 알면서 왜 굳이 전달체계에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장총련과 한자연은 "진정 장애인을 위해 일하기를 바라며, 장애인의 이름으로 사업확장을 꿈꾸지 말고, 장애인의 참된 지원자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역사를 거슬러 후일 장애인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