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이주영 의장은 지난 27일면담에서 “기초장애연금을 6월 국회에서 별도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기초장애연금법제정을위한공동투쟁단

기초장애연금 도입에 대해 한나라당의 입장은 과연 무엇일까?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이주영 의장은 지난 27일 기초장애연금법제정을위한공동투쟁단과의 면담자리에서 “기초장애연금을 6월 국회에서 별도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6월 국회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황모면을 위한 겉치레식 약속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법’ 안에서 함께 처리하는 안을 주장했다. 지난 4월 국회에서는 민주노동당과 함께 본회의 직전 노인과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연금을 포함시킨 ‘국민연금법 개정안 수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법안은 부결 처리됐고, 정부가 발의한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만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초연금 수혜대상에 노인은 포함되고 장애인은 제외된 것. 이때 한나라당은 장애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 같은 입장은 열린우리당과의 합의과정에서 바뀌게 된다. 양당이 기초노령연금법은 유지하고 국민연금의 수혜율을 조정하는 개혁안에 전격 합의했고, 장애인계는 갑자기 입장을 바꾼 한나라당을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했다.

최근 장애인계는 ‘기초장애인연금법제정을위한공동투쟁단’을 꾸리고 국민연금법 개혁과 함께 ‘기초장애연금’을 추진하라고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별도의 법안을 만드는 것보다 국민연금법 개혁에 발맞춰 노인계층과 유사한 내용의 기초연금제도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한나라당, 별도 법안으로 6월내 처리 약속

장애인계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한 한나라당은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이주영 의장은 지난 27일 면담에서 별도 법안으로 6월내 처리할 것을 약속했고, 이튿날인 28일에는 성명을 발표해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 의장은 28일자 성명에서 “장애인들의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초장애연금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중증장애인에 대해서 기초장애연금을 지급하는 국민연금법 수정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바 있다. 하지만 여권의 반대로 4월 임시국회에서 안타깝게도 부결되고 말았다. 허나 한나라당은 시민단체들과 합의한 국민연금 제도개혁안이 도입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한나라당은 기초장애연금이 국민연금의 틀 속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이것이 어렵다면 한나라당의 정화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중증장애인기초연금법’이라도 6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의장은 “말로는 서민들의 편이라고 말하는 범여권이 그동안 ‘기초장애연금법’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점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480만 장애인과 함께 분노한다. 한나라당은 범여권에 대해 지금이라도 기초장애연금 도입노력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6월 처리는 사실상 무산…정화원안의 진행추이는?

이주영 의장의 성명을 통해 살펴본 한나라당의 입장은 기초노령연금이 이미 제정된 상황에서 이를 뒤집어 국민연금법 개혁안에 배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초장애연금도 별도의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는 것.

사실상 현 상황에서는 별도의 법안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기초장애연금을 포함하지 않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합의했고, 29일 오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통과시켰다. 따라서 이번 6월 국회에서는 국민연금법 안에 기초장애연금이 포함되는 것은 무산된 셈.

따라서 장애인측은 이 의장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발의해 둔 ‘중증장애인 기초연금법’이라도 6월 국회에서 빠르게 진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이 의장의 약속이후에도 ‘기초장애연금’을 제정하기 위한 구체적 노력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중증장애인 기초연금법 제정안’은 29일 오후 3시로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의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 6월 국회 내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기초장애인연금법제정을위한공동투쟁단측은 “한나라당 이주영 의장의 약속은 결국 장애인계를 달래기 위한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기초장애연금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면 여·야 합의를 추진해 속력을 내야한다. 6월 국회를 넘기면 9월 국회는 더욱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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