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년 4개월 만에, 복지부 장관직을 끝내고, 오늘 여러분과 헤어지게 됐습니다.

과천 오는 길이 평탄하지 않았기에 저는 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장관시키길 잘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 숨 가쁘게, 정말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의식에서 하루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취임할 때 오로지 보건복지 행정을 발전시켜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 일에만 몰두하겠다고 약속 드렸고,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복지부 현안에만 매달리고 집중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함께, 열심히 일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사회투자정책’을 보건복지부의 미래전략으로 정하고, 아동발달지원계좌(CDA)제도와 희망스타트 등 아동투자정책을 채택했으며, 노인 장애인 산모 등 혼자서 일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들에 대한 ‘돌보미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이른바 ‘사회서비스’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기초노령연금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올봄 국회에서 통과돼, 내년부터는 어르신들의 노후생활을 조금은 여유롭게 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국민들의 의료이용을 좀더 원활하게 해드리는 동시에, 의료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법 개정안을 마련하여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작년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범정부적 종합대책인 ‘새로마지 2010’의 틀을 완성했으며, 방만하게 운영하던 의료급여의 고삐를 잡고, 장애인 복지정책도 효율적으로 재정비했습니다.

비록, 국민연금개혁은 확실하게 매듭짓지는 못했으나, 6월 국회에서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길 기대합니다.

이 크고 작은 성과들은 모두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이 저를 믿고 함께 걱정하면서 열정적으로 일한 결실입니다.

참여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은 지난 5년 동안 계속 진화해왔습니다. 국정 운영의 전반적 지향과 정책기조는 발전을 거듭했고, 보건복지 정책도 그 진화의 한가운데서, 국가발전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사회투자정책에 이어 ‘건강투자’를 ‘국가 미래전략 비전 2030’의 중요한 인적 투자전략 실행계획으로 삼게 된 것도 커다란 성과입니다.

저는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훌륭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인지적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지식정보화와 세계화 시대의 국가 역할이며,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국가 핵심과제를 수행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뒤이은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선도적 개방화를 국가발전 전략으로 채택하였습니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은 바로 사람입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나라는 이미 사람이 귀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자기의 능력을 배양하고 발현할 기회를 부여하고, 한번 실패한 사람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사회투자정책이며, 건강투자정책입니다.

빈곤의 대물림을 막고 노후에 대해 불안감을 걷어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비결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뿌듯한 보람도 느꼈지만 가슴 답답한 순간도 많이 겪었습니다.

보건복지 분야의 정책수단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고령화, 양극화, 개방화, 지식정보화 등의 거대한 환경변화에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에는 양과 질 모두 크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보건복지 정책은 또한 아직 이러한 사회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방식에서도 다른 분야 정책과의 연계성과 조화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 떠나는 장관으로서, 저는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더 지혜롭고 더 강해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마십시오.

여러분 각자가 발전하는 꼭 그만큼, 보건복지 행정도 발전합니다. 국익도, 국민의 행복도, 여러분 각자가 성장하는 그만큼 커집니다. 여러분 각자의 역량이 커져야, 여러분이 속한 조직과 정부도 성장합니다.

약한 선수로는 강팀을 만들지 못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지적인, 정서적인, 신체적인 발전을 끈질기게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 더 똑똑하고, 더 강인하고, 더 소신있고, 더 헌신적인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여러분과 함께했기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 22일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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