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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부모들 울린 '발달장애인법 하위법령'

상위법에 묶여 제한적…기존 복지서비스 ‘재탕 뿐’

하위법령 연구 발표, “당사자 빠졌다” 질타 이어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12-04 17:56:11
“우리아이들 20세 이후로 갈 곳 생기는 새로운 서비스 만들어주신다면서요! 보건복지부는 왜 거짓말을 하나요!” 18세 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절절한 음성에 공청회장은 긴장감만 감돌았다.

내년 11월21일 장애부모들의 염원 발달장애인법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법안의 하위법령 연구가 발표됐지만 “없으니 못한 내용”이라는 실망감만 쏟아졌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마련 연구 공청회’를 통해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방안과 권리 및 복지지원 방안 연구를 각각 내놨다.

발달장애인법은 간단한 일상생활조차도 힘든 발달장애인의 지원체계 및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설립의 근거로 발달장애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부모들의 염원이 담긴 법률로, 지난 4월 국회를 통과, 오는 2015년 11월 2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상위법에 따라 발달장애인 및 가족에 대한 개인별 지원계획 등이 담긴 구체적 하위법령을 수립하기 위해 각각 두 가지 연구가 진행된 것.

발달장애인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연구를 발표한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우 교수.ⓒ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발달장애인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연구를 발표한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우 교수.ⓒ에이블뉴스
■‘Only 복지서비스’ 개인별지원계획=먼저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욕구에 맞는 서비스의 통합적인 지원 계획인 ‘개인별지원계획’이다.

개인별지원계획은 발달장애인법상에서 복지서비스만 포함되도록 규정돼있음에 따라, “그릇을 넘치게 내용물을 담을 수 없다”는 것에 입각, 사회보장기본법상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는 제외된다. 발달장애인법 제18조 4항에 복지서비스만 포함되도록 규정돼 있는 것.

반면, 시군구청장이 대상자 선정 여부 및 복지서비스 내용을 결정하도록 돼있는 부분을 하위법령 연구에서는 “공무원은 법에 따라 움직이기에 융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구체적인 결정보다는 소득지원 및 경제적 기회 제공 등 포괄적인 부분만 결정하고 구체적인 수립은 지역센터에서 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계획 수립시 조정대상 서비스는 현재 정부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발달재활서비스,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발달장애인 부모심리상담 서비스, 발달장애가족 휴식지원 서비스 4개다.

법상 나머지 포함되지 않은 상담서비스의 경우는 내년 시행이라 조정대상에는 빠져있는 상태며, 문화예술여가 등의 지원은 현재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지 않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적격성 관련 방안은 총 3가지로, 1안은 현재 지원받지 않은 바우처에도 이전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 2안은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바우처 내에서의 이동만 허용, 마지막은 소득수준으로 적격성이 좌우될 경우 이전 허용 등으로 제안했다.

서비스 내용을 조정할 때는 당사자의 선택권을 높이고자 한다는 것을 고려, 일률적인 조정률이 아닌 범위를 설정해 발달장애인센터에서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조정 폭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10~50%까지의 조정 폭을 우선 도입하도록 했다. 조정 시기는 3개월 정도.

마지막 개인별지원계획 신청주체는 발달장애인에 의한 신청, 보호자에 의한 신청,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 의한 신청 등 총 3가지며, 보호자가 신청할 경우 의사결정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신청 절차는 당사자 및 가족이 개인별지원계획을 신청하면 시군구가 복지서비스 범위를 결정, 지역발달장애인센터에서 개인별지원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후 시군구가 다시 적격성 여부 승인 검사 이후 다시 지역 센터에 통보, 최종적으로 당사자 및 가족에게 통보되게 된다.

당사자가 변경 및 수정을 요청한 경우 지역 센터에서 기존 계획을 재검토 후 1년에 1회에 한해 변경 수정 신청이 가능하다. 또 6개월마다 모니터링을 수행하도록 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에 대한 통합적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중앙발달장애인지원센터. 이는 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소속의 단독적인 기관으로, 센터장, 권익옹호팀, 정책개발팀, 행정지원팀, 정보관리팀으로 발달장애인을 이해할 정도의 자격기준을 갖춘 자로 제한하도록 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관련 정책연구, 권리보장사업의 총괄적 관리 및 조정, 지역 센터 관리 등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복지지원 방안 연구를 발표한 최복천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복지지원 방안 연구를 발표한 최복천 중앙장애아동지원센터장.ⓒ에이블뉴스
■이용 문턱 높게 ‘성년후견제’=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복지지원에 대한 하위법령을 만드는데 모색해야 할 내용도 소개됐다.

연구는 조기진단 개입, 의료지원, 고용 및 직업훈련 지원, 평생교육 지원, 가족지원, 자조단체 결성, 의사소통 지원, 성년후견제 이용지원, 권리침해 대응, 발달장애 정의 등 10개 분야에서 다루고 있다.

먼저 조기진단 및 개입과 관련해서는 발달지연 영유아, 장애 및 고위험 영아를 대상으로 정밀진단 지원범위, 횟수 및 비용 등을 지원하도록 구체적으로 모색하도록 했다.

의료지원과 관련해서는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지정은 의료법 전문병원 지정 조항의 하위법령 수준에 준하도록 지정기준 및 절차, 평가 주기 등에 대해서, 행동발달증진센터 설치는 수행 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인력 구성 등에 대해 명시하도록 했다.

직업 활동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고용 및 직업훈련 지원 분야에서는 발달장애인법에서는 발달장애인에 특화된 직업훈련을 하는 직업재활시설이라고 명시돼 있는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발달장애인 직업지도시설’이란 새로운 법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가족지원과 관련해서는 양육기술, 학교진학 및 적응 등에 대한 내용을 책자 시청각 자료 등의 정보제공, 전문 교육기관에서의 강의 등을 통한 부모교육, 상담지원, 자조모임 등의 휴식지원이 담기도록 제안했다.

의사소통 지원과 관련해서는 쉬운 단어, 그림 등을 활용한 정책정보 작성 및 배포, 의사소통 도구 개발, 전문 인력 양성, 민원담당 직원을 위한 의사소통 지침 개발 및 교육 등이 담긴다.

성년후견제는 중증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발달장애인, 알코올중독 또는 정신장애로 자신에게 중대한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발달장애인 등으로 이용을 제한했으며, 후견 관련 비용 지원 등이 담겼다.

발달장애 정의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중심에서 인지적 손상과 지적능력 한계 등까지 담도록 했다.

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마련 연구 공청회'.ⓒ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마련 연구 공청회'.ⓒ에이블뉴스
■“누굴 위한 법안이냐” 질타 이어져=이 같은 연구에 토론자들은 “장애인 당사자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입 모아 말했다. 기존 서비스를 묶어 놓은 것뿐인 ‘공급자 중심’이라는 지적이다.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성천 교수는 “발달장애인 중심의 계획을 세우려면 발달장애인 욕구에 기반해야 하는데 연구자는 개인별계획에 포함된 서비스가 복지서비스로 한정돼있으므로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는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법적,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타당한 지적이지만 발달장애인이 수급자 신청을 원하고 가능성이 있다면 지원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개인별지원계획 수립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요 서비스가 4개 사업 조정에 집중돼 있다는 느낌이다. 개인별지원계획 수립의 1차적 목적은 서비스 대상자의 욕구를 반영한 강점 중심”이라며 “4개 사업 이외에 민간기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들이 서비스 총량에 포함시켜야 조정돼야 법 제정 취지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정임 구로구지부장은 "법이 제정됐을 때 많은 것을 담아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정부에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억울해하는것 담아줄께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부모 입장에서 개인별 지원계획에 수립함에 있어서 등급을 갖고 논할텐데 얼마나 효율적인 서비스 계획이 될까 의문이 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8세 장애아동을 가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김선숙 사무국장은 "발달장애인법 만들기 위해 발버둥 쳐봤지만 달라진 게 없다"고 울음을 터뜨리며 성토했다.

김 사무국장은 "내용 읽어봤더니 복지부가 서비스를 그렇게 줄여놓고 왜 이렇게 앉아있는지 모르겠다. 저희가 바라는 것은 20세 이후 갈 곳을 찾고 있다. 새로운 법안 만들어서 새롭게 만들어서 기관 서비스 만들어 주신다고 하지 않았냐"며 "꽁꽁 묶어놓은 법에 교수님들 연구진들이 하위법령 연구하느라 너무 힘드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기존에 있던 서비스들을 그냥 모아 놓은 것이 아닌 이용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개별지원계획을 수립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며 "부모들은 새로운 서비스가 없다면 다시 거리로, 복지부 앞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만드는 것만도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신동호 사무관은 “부모들이 법 제정이나 하위법령 제정과 관련해서 복지부를 미워하시리라 생각한다. 많은 것을 해드리고 싶고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최대한 반영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신 사무관은 “개인별지원계획 서비스가 제한된 것은 일단 사회부조에 대해서는 장애인서비스 연계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 지원을 통해 안내 및 신청활용하도록 하겠다”며 “문화체육 부분이 조항만 들어갔고 구체적 조항이 없는 부분은 문체부 측에 요청해서 신규사업을 편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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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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