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가 17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를 지지하는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과 장애성인 교육지원 대책을 마련하라”며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를 지지하는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가 단식농성에 나선 것은 최근 추진 중인 ‘특수교육진흥법 전부개정안’에 장애인야학 등 민간 장애인교육 시설에 대한 법적 설치 근거를 마련해줄 것을 촉구해왔지만 결국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는 지난 3월 15일부터 23일까지 국회 앞에서 ‘장애성인의 학교 교육지원 대책 마련’ 및 ‘장애인야학 법제화’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고, 지난 3월 23일에는 교육인적자원부를 상대로 교육차별 및 교육권 보장에 대한 집단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하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막야학을 진행했다.

“못 배운 한, 야학에서 풀고 싶다”…야학 지원근거 찾아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노들장애인야학 박경석 교장은 “20년, 30년 집에서 살다 이제 겨우 문해교육과 야학교육을 통해 사회생활을 익히고 있다. 거창한 대학을 간다는 것도 유학을 보내달라는 것도 아니다”며 “사회생활 하기위해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 교육영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교장은 “장애성인 중 45.2%가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이나 대책마련이 없다”며 “장애인야학협의회는 인권위에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23일 째 단식농성 중인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함께 단식농성을 하며 장애인교육지원법의 4월 제정을 촉구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장은 “교육은 생명이다. 정부가 그동안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해 장애인들이 죽어있던 것이다”며 “이제 생명을 찾을 때이며 찾고 싶다. 함께 연대해 반드시 제정하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야학을 통해 교육받고 있는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 석애순 씨(좌)와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문명동 씨(우). ⓒ에이블뉴스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 학생인 석애순씨는 “평생 교육을 못 받고 살았다. 그러다 야학을 알게 돼 배우고 싶었다”고 야학에 입학하게 된 동기를 밝힌 후, “야학을 다니기 전에는 세상이 각박하다는 것을 몰랐다. 이 세상이 장애인들에게 문턱이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석씨는 “너무 힘들게 배우고 있기에 장애인교육지원법이 통과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좋은 사회가 되도록 저 위에 계신 분들이 조금만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들장애인야간학교 학생 문명동씨는 “어려선 특수학급도 거의 없었고 특수교사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학교를 포기해야만 했다.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좋은 기회에 노들야학을 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씨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아무런 지원 없이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계속 지원이 안 된다면 후원금에 매달려야 하고 학생과 교사는 재정난으로 힘들어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씨는 “많은 중증 장애인들은 교육부분에 있어 많은 차별과 억압으로 살고 있다”며 “반드시 우리가 만든 법을 제정해 많은 성인 장애인들이 평생교육을 확실하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인장애인 교육권 보장위한 장애인교육지원법 투쟁 동참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육기본법 제4조에 제시된 신체적 조건의 차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국가는 장애성인들에게 제공해 주지 않았다”며 “17일부터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의 릴레이 단식농성 첫 주자는 인천민들레야학이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소속 장애인야학들은 장애인야학들이 원하는 내용으로 장애인교육지원법이 4월 임시국회내에서 제정될 것을 촉구하며 하루씩 돌아가면 단식농성에 동참할 예정이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는 인천민들레야학을 시작으로 장애인교육지원법의 4월 임시국회내 제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동참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