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어머니를 위해서 삭발식에 동참한 강현철씨. ⓒ에이블뉴스

이 땅에 장애아를 둔 어머니 아버지는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학교에 다녀오면, 집에 어머니가 늘 안 계셨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어머니가 맞이해주길 바랐고, 따뜻한 간식이 언제나 그리웠지만 우리 어머니는 그러실 수 없었습니다.

일반 아이들보다 또 다른 특수교육이 필요한 동생의 손을 잡고 다니셨고, 장애인 교육을 위해 농성과 집회를 하시느라 늘 바쁘기만 하셨습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우리나라 장애인 교육 제도가 잘못돼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텅 빈 집에서 저 혼자 밥을 챙겨 먹고, 학원을 가야했던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동생을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어머니 하시는 일이 옳다고 믿었고,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제 어머니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동생을 위해 머리를 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제 동생을 위해, 국회 앞에서 ‘장애인교육지원법’이 제정되기를 기원하며 머리를 깎았습니다.

이렇게 장애아를 둔 가족들이 눈물로 보내고 있는데, 모른 척하고 있는 국회 안에 있는 저 사람들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나와 우리들의 이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들이 잘못하고 있는 장애인 교육에 대해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서둘러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머리를 삭발하면서 생각했습니다. 제 머리카락은 세월 지나면 다시 자라겠지만 장애인 가족에게 다시는 이런 눈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여기 모이신 어머니, 아버지께 힘내시라는 말씀 전합니다.

*이 글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한 교육주체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진행된 집단삭발식에 동참한 강현철(20)씨가 삭발 후 발표한 것입니다. 강씨는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김경애 공동대표의 첫째 아들입니다. 에이블뉴스의 요청으로 이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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