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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특수학교 설립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강서·서초 지역 설립 ‘순항’, 중랑 부지조차 확보 못해

지역이기주의 걸림돌, “특수학교에 대한 두려움 거뒀으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0-30 09:31:22
지난 9월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는 장애학부모. ⓒ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9월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는 장애학부모. ⓒ에이블뉴스DB
지난해 3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소속 장애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이 공약한 특수학교 설립에 관한 명확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였다.

점거농성은 닷새 만에 끝났다. 조희연 교육감이 강서구·서초구·중랑구 특수학교 설립과 서울커리어월드(발달장애인직업개발훈련센터)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난 현재 강서구·서초구·중랑구 특수학교 설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 9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들썩이게 한 사진이 있었다. 강서구 지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촉구하면서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호소를 하는 장애학부모의 모습이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은 여론을 움직였다. SNS를 탄 사진과 영상은 누리꾼들의 마음을 울렸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으로 올라가기까지 했다. 반면 특수학교 대신 특수학교 부지(옛 공진초등학교)에 국립한방병원을 세워야 한다는 일부 강서구 주민들의 목소리는 시들해졌다.

특수학교 설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도 가세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특수학교 설립을 통한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결의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장애인부모단체들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특수학교·특수학급, 특수교사 확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특수학교를 지을 수 있는 만큼 지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우호적인 여론의 날개를 단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강서구 특수학교 (가칭) 서진학교 설립을 위한 설계공모가 마감돼 시행업체가 선정됐다. 선정된 업체는 서진학교 설립을 위한 설계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설계업체가 설계를 완성하면 시공업체가 공사에 돌입하고, 특수학교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진학교는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초구 특수학교인 (가칭)나래학교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서초구 지역에 위치한 언남초등학교 폐교부지에 특수학교를 신설할 것을 계획·수립했다.

지난 4월에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 학교설립을 위한 사업비를 확보했고, 시 교육청은 지난달 6일 학교 설계공모안을 선정해 특수학교 건립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과정에서 서초구가 ‘서울시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안 구청장 및 주민의견청취’ 기간을 연기하겠다고 하면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원들이 서초구청에서 반발기자회견을 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시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안 구청장 및 주민의견청취 결과’는 특수학교 설립절차 중 하나인 서울시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의 심의에 필요한 서류다.

하지만 서초구가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구청장 및 주민의견 청취기간을 연기하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사업부지에 포함된 땅의 일부(3필지 681제곱미터)가 서초구청 재산이라 행정재산의 용도폐지(공유재산 심의 및 구의회 승인 등)를 구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서초구는 서울시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서 장애학부모들과의 갈등은 봉합됐다. 나래학교는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약한 것은 특수학교 3개교. 이중 중랑구에 설립을 약속한 (가칭)동진학교는 부지 확보조차 못하고 있어 설립의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사실 동진학교는 이미 2013년에 설립계획이 나왔다. 하지만 최초 설립예정지가 묵동으로 결정되자 일부 지역주민들이 반발을 했고, 설립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설립이 거의 중단된 동진학교를 기사회생 시킨 것은 조희연 교육감과 장애학부모들이었다. 하지만 강서구·서초구와는 달리 중랑구에는 시 교육청 소유의 학교 부지가 없어 중랑구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중랑구청특수학교 부지협조를 구했고, 중랑구청은 2~3곳의 후보지를 추천했지만 최적의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면밀히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부지확보가 늦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일부 부지는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부지선정은 어려움이 많다.

시 교육청은 중랑구 지역에 교육청 소유의 학교부지가 없다보니, 부지확보의 어려움을 예상했고 확보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잡아 놓은 상태다. 이렇다보니 동진학교의 개교 예정일은 강서구·서초구보다 1년 늦은 2020년 3월로 잡고 있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특수학교는 한번 지어지면 이동을 시키거나 이럴 수 없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적의 부지에 학교를 설립하는 게 좋고, 시 교육청과 이런 이유로 협의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특수학교 설립 예산이 확보되고 설계공모 등의 과정을 거치더라도 결국 주민들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지역주민들이 보였던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해야하는 숙제가 남아있는 것.

서초구 나래학교 설립 역시 지역주민의 반발이 복병이다. 언론에 조명이 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주민토론회를 개최했으나 서초구 지역주민들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동진학교 역시 부지가 확보되면 강서구 특수학교 사례처럼 강력한 반발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중랑구 어느 지역이 특수학교 부지로 선정된 것 같다는 소문만 돌아도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이은자 부대표는 “특수학교 설립을 한다고 하면 지역주민들이 반발을 한다. 일반학교를 지을 때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다가 특수학교 설립에만 편견을 갖고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면서 “교육청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좀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아이들이 폭력행동을 하고 성적인 위협을 하거나 하면 내 딸(발달장애)도 특수학교에 못 보낼거다. 그런데 특수학교를 즐겁게 다니고 있다”면서 “특수학교가 인근에 있다고 해서 폭력이나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적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잘 관리하니 막연한 두려움은 거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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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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