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최근 제기동 지역 고등학생이 내건 성명서(오른쪽)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기원하는 서울정민학교 학생.ⓒ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오늘도 조희연 서울교육감 페이스북에는 성일중학교내 발달장애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가칭 커리어월드)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도전적행동으로 인한 학생들의 위험성, 교통 복잡 등 기존 반대 주장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교육감님 이제 속 시원하십니까? 힘없는 주민들 공권력 이용해서 개 끌어내듯 끌어내시고 대성통곡하는 모습 보시니 좋으셨나요?”, “교육청이 운영하는 소수인원의 장애인 직업훈련센터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만합니다”, “다른 대안 다 안 되고 왜 반드시, 기필코 여기여야만 합니까?”

지난 11월30일, 두 달간의 줄다리기 싸움 끝에 포크레인이 성일중 내 진입해 공사를 시작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장애인 부모들도 설득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응법을 바꿨다. 바로 ‘따뜻한 말 한마디’다.

반대하는 주민들의 댓글마다 ‘장애, 그래서 함께 가기 어렵거나, 함께하지 못하겠다가 아니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가야 한다는’ 서울정민학교 장애학생들의 커리어월드 설립을 기원하는 2분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내 손 끝에 그대가 스치면 차가웠던 심장에 온기가 번지죠. 살며시 다가가 기대고만 싶지만 그대와의 거리는 좁혀지질 않네요.’ BGM으로 깔린 윤미래 Touch love의 가사는 주민들의 배려를 바라는 장애학생들의 마음과도 같다. 학생들은 저마다 ‘서울 커리어월드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팻말을 들었다.

일부 주민들 반대에 성명서를 통해 일침을 가했던 고등학생도 따뜻함 전략을 택했다. 이 학생은 최근 또 다시 성일중 주변 ‘안녕하세요. 다시 한 번 인사드립니다’는 성명서를 게재해 다시금 주민들 설득에 나섰다.

“장애인분들을 잠재적 범죄자라며 격리하려는 움직임은 막연한 불안감 두려움에 기인합니다. 또한 그 막연한 불안감을 ‘모른다’로부터 나오지요. 우리는 잘 모르기에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직접 보거나 경험하지 않는 이상 그것이 해로운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멀리에서 보고 그림을 판단하기 보다는 가까이에서 만져보고 자세히 본 다음에 판단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학생은 “여전히 반대의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입니다”라면서도 “반대의 표현방식이 장애인분들에게 폭력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고 강조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소식을 기대해봅니다” 주민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맺었다.

한편, 서울커리어월드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서울시교육청,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공동으로 설립·운영하는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다.

성일중학교의 유휴시설을 개조해 총 14개의 직업체험실습실과 4개의 테마존으로 탈바꿈 될 예정으로, 지난 11월30일 본격 공사가 들어가 내년 3월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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