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경운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한 장애학생이 시험에 앞서 공부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경운학교.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12일 오전 7시가 되자 장애인콜택시를 탄 뇌병변장애인 응시생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2~5도 정도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무색할 만큼 응시생들은 두터운 외투를 여민 상태였다.

학부모와 동행해 입장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랜 기간을 준비해온 시험의 마침표를 찍는다니 얼마나 긴장될까.

여느 학교와 달리 수능시험 당일 고사장 앞에서 응원과 격려를 하는 후배들의 응원은 없었다.

그러나 응시생 옆에는 든든한 응원군 부모님이 있었다. 부모들은 수험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고사장까지 직접 자녀를 데려갔고, 옆에서 주의해야할 점과 시험을 잘 보라는 격려를 보냈다.

특히 한 부모는 시험을 잘 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동안 자녀가 공부한 것을 같이 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접 책을 들고 중점적으로 봐야할 것을 알려주는 등 지극정성이었다.

10분, 20분. 시험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고사장의 분위기는 점점 더 고요해졌다. 복도에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고, 고사장 안에는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와 연필이 연습장에 미끄러져가는 소리가 전부였다.

마침내 다가온 8시 10분. 고사장의 출입시간이 마감되고 경운학교 정문에는 더 이상 장애인수험생을 태운 차량은 들어오지 않았다.

경운학교에서는 뇌병변장애인들 39명이 각각 마련된 16개 고사장에서 8시 40분부터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들에게는 매 교시별로 시험시간 1.5배 연장과 원하는 경우 답안 대필 편의가 제공되며, 종료시간은 오후 7시 25분이다.

한편 '2016 수능시험'에는 장애인을 포함한 특별관리대상자가 912명이 응시했다.

장애유형별로 청각장애인이 277명으로 가장 많이 응시했고 이어 뇌병변장애인 152명, 시각장애인(약시 포함) 134명, 지체부자유(지체장애) 67명이 뒤를 이었다. 기타장애, 재소자 등이 포함된 기타는 282명이다.

한 장애학생 부모가 자녀와 함께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학생의 부모가 시험에 응시하는 자녀를 격려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 와상장애인이 고사장에서 수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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