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일 성일중학교에서 개최한 ‘서울 커리어 월드 주민 간담회’전경. ⓒ에이블뉴스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발달장애학생 직업능력센터'(서울커리어월드) 건립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해결점을 찾기 위한 간담회가 열렸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더욱이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과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일 오후 7시 성일중학교에서 ‘서울커리어월드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공단과 시교육청은 커리어월드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총 3번의 사업설명회를 연 바 있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따라서 시 교육청이 지난달 21일 착공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달 4일, 11일로 연기가 반복되고 있다.

간담회 시작 전 교내 운동장에는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노란 띠와 피켓을 든 150여명의 주민들이 “시 교육청은 각성하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었다. 장애인 부모 약 50명은 한편에서 이를 지켜보며 참담한 표정이 역력했다.

간담회는 운동장에서 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공단 관계자 3명, 시 교육청 관계자 2명, 발달장애 부모 3명과 반대 주민 18명 등 총 30여명이 참석했다.

시작을 알리자마자 먼저 테이블에 앉은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여기에 지켜보던 주민들까지 말을 보태며 아수라장이 됐다.

“발달장애인의 돌발행동이 너무 걱정되고 무섭습니다. 상상하기도 싫은 사고로 아이가 다쳐봐야 정신차리시겠냐고요!”

“오히려 쓰레기 매립장이나 납골당 그런 거는 들어오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이거는 장애인과 우리 학생들의 관계에요.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 거라는 건 100% 확신하거든요? 우리가 공사를 진행되게 우리가 놔둘 것 같습니까?”

특히 창문과 출입문을 통해 간담회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야! 너 네 집에다 갖다 차려!”, “무슨 간담회를 한다 그래”, “주민투표 하자고요! 주민투표 해!”, “물러가!”라고 항의하는 통에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게 신체가 아니고요. 정신이 지체면 이건 좀 다르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만약 비가 왔어, 회 까닥 갔어 그럼 누가 책임질꺼냐고요”라는 장애 비하 발언도 들렸다.

간담회에 배석한 서울장애인부모회 박인용 대표와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가급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호소와 설득에 주력했다.

“동대문구에 있는 발달장애학생들은 특수학교 없어서 단 1명도 직업과정을 밟지 못합니다.”, “센터가 들어온다고 해서 지역사회가 낙후됐다거나 비장애학생들에게 손해라 하는 것은 선입견입니다.”, “통합적인 교육시설을 잘만 운영하면 우려하시는 문제점들 예방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특수학교 주변은 오히려 범죄율이 더 낮습니다.”

2시간이 넘는 간담회 시간동안 주민들은 교내와 주택가 밀집지역이 아닌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할 것을 고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간담회 좌장을 맡은 주민 대표는 “공사를 중단하고 다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상황을 정리했다.

이에 대해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동대문구의 여건을 고려할 때 센터 설립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공사 진행을 위해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염유민 장학관은 “필요성과 명분이 있는 사업을 2~3만명의 주민 중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공사 재개와 관련 “아직 교육감 보고를 드리지 않은 상황이라 최종 승인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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