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애학생들의 정신 건강 및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전문적 상담 지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애 학생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위한 상담 지원은 단순한 대화적 상담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심리치료와 보다 나은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국 177개 특수학교 중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9개(5%)에 불과했다. 부산 1명, 광주 5명, 울산 1명, 충남 1명, 경북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시·도의 특수학교에는 전문상담교사가 아예 없었다.

이에 교육부는 향후 전국의 모든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해 장애 학생의 긍정적 행동지원과 인권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결과 올해 인천시교육청은 관내 6개 특수학교, 강원도 역시 도내 3개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했다.

특수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은 것보다 우리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장애 특성과 유형이 워낙 다양한 상황에서 전문적 상담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장애학생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개별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일반 상담을 전공한 전문상담교사들이 장애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얼마나 전문적인 상담과 심리치료를 지원할 수 있을 지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장애학생의 인지·언어 능력은 개인 편차가 크고, 개별적인 특성이 워낙 다양해 일반적인 상담기법으로 좋은 효과를 이끌어 내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인천시교육청은 관내 특수학교에 배치된 6명의 전문상담교사들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이해를 위한 직무연수’를 10시간 운영했고, 상담 역량 강화를 위해 각 학교별로 찾아가는 ‘개별 컨설팅’도 실시했다.

아쉬운 점은 10시간의 직무연수와 개별 컨설팅만을 가지고 우리 학생들에 대한 정서적·심리적 지원이 얼마나 잘 이루어질 수 있느냐이다. 우리 학생들이 도전행동(문제행동)을 보일 경우 이러한 행동의 기능을 파악하고 무엇이 원인인지 이유를 찾는 문제는 경력이 많은 특수교사들한테도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따라서 전문상담교사가 아무리 상담 기법을 많이 안다고 하여도 장애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인지능력, 장애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상담 지원이 이루어질 수 없다.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서도 전문상담교사는 대개 비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검사 등을 시행하고 이들에 대한 일반적 상담만을 실시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장애 학생들의 모든 행동지원과 상담에 관한 부분은 전적으로 특수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는 일반학교에서도 서로 간 전문성 부족으로 특수와 상담이 분리되어 운영되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전문상담교사는 장애 학생들이 보이는 개별적 특성과 행동에 부담을 느껴 대부분 비장애 학생들의 상담에 치중하고, 장애 학생들의 신변에 관한 모든 것은 특수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학교에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는 관심군 학생을 분류하고 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지원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지만 심리적·행동적 치료를 위한 전문성은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대부분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위해 정신건강 증진센터나 청소년 상담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 등 전문기관에 연계하여 치료를 받게 하는 현실이다.

특수학교에 배치되는 전문 상담인력은 단순히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상담교사이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특수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이어야 한다. 아니면 특수교사이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교육심리나 상담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이어야 한다.

여기서 제대로 된 교육과정이란 적어도 관련 석·박사학위 과정을 통과한 사람을 의미한다. 즉, 특수학교로 배치되어야 하는 상담 전문인력은 전문상담교사이면서 동시에 적어도 특수교육학 석·박사학위 소지자가 되어야 한다. 또는 특수교사이면서 동시에 적어도 교육심리 또는 상담학 관련 석·박사학위 소지자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 장애학생들이 최소한의 정신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장애학생에 대한 상담 지원은 단순한 상담을 넘어서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심리치료까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상담 전문인력은 이름에 걸맞게 장애 학생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즉, 상담 전문인력은 자신이 장애학생들의 심리치료가 가능한 정도의 상담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특수학교로 배치되는 상담 전문인력은 단순히 전문상담교사에게 직무연수 몇 시간 정도 이수하게 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특수교사이면서 최소한 교육심리나 상담 관련 석·박사학위 소지자이거나, 전문상담교사이면서 동시에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과 성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상담 전문인력이 되어야 우리 학생들이 심리치료에 준하는 최소한의 상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글은 경기도 의왕시 덕장중학교에 근무 중인 특수교사 이진식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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