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봇 발명가 딘 카멘(Dean Kamen). ⓒDEKA

미국의 최고 발명가는 누구일까? 대중들은 너무나 쉽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게이츠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국의 공학도들에게 미국 최고의 발명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너무나 뜻밖의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딘 카멘 (Dean Kamen)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첨단 전동휠체어 I-BOT 을 만든 발명가다.

아이봇 사용 장애인과 세그웨이 사용자의 만남. ⓒ정봉근

신기하게도 딘 카멘은 빌게이츠와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다름아닌 대학 중퇴.

하지만 그에게는 대학 졸업보다 더 커다란 발명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딘 카멘은 1970년대 처음으로 지금의 핸드폰 보다 작은 크기의 이동용 주사액 펌프를 만들어 내고 세계 최초로 가정용 혈액투석기를 발명한 사람이다. 그의 발명은 미국 거대 의료기 회사 존슨 앤 존슨의 미세 수술장비 개발로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데 혈관속을 통과하는 가는 쇠철심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헬리콥터 프로펠러 기술자들과 5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10년이라는 오랜 연구기간을 통해 4개의 바퀴가 달린, 계단을 오르 내릴 수 있는, 두개의 바퀴로 직립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전동휠체어 아이봇(I-BOT)을 개발했다. 이 전동휠체어는 자갈 밭, 모래 판 할것 없이 다양한 표면을 휠체어로 이동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비장애인과 같은 눈높이로 대화하거나, 농구경기, 볼륨댄스가 가능할 정도의 직립 균형을 갖추도록 만들어 졌다. 미국 존슨 앤 존슨 사에 의해 판매되던 이 제품의 가격은 삼만 팔천불 (한화 약 4천만원). 하지만 수많은 장애인들의 기대를 져버린채 올해 3월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딘 카멘의 또다른 발명품 로봇 팔. ⓒDEKA

보행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휠체어 구입은 미국 정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원 되고 있다. 장애 정도에 따라서 전동 휠체어 뿐만 아니라 각종 의사소통 보조기구의 구입비용을 의료보험이나 메디케이드를 통해서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직장에 고용된 경우에는 고용주가 휠체어 등 보조기기의 구입 비용을 지원하도록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봇(I-BOT)은 미국 의료보험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하나의 사치품으로 인식된 나머지 일부 부유층 장애인들에게만 구입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고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그리고 딘 카멘은 이 전동휠체어 아이봇(I-BOT)에서 두개의 바퀴를 떼어내고 의자를 제거한 세그웨이(Segway)를 만들어 냈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그웨이는 두개의 바퀴를 통해 원하는 곳을 자유자제로 이동할 수 있는 미래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전 세계로 유통되어 현재는 군, 경찰 등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고령자들의 운송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딘 카멘의 세그웨이와 GM의 기술을 합친 미래형 자동차. ⓒDEKA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탈것과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 내길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딘 카멘으로 부터 본받을 점은 그의 발명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보다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인간애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결국에 대중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불편함이나 장애를 해결할 수 있을 때 모든 인간이 편리할 수 있는 발명의 진화가 이루어 진다는 점을 그가 너무나 잘 알고 있던것은 아닐까?

*정봉근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의과대학에서 작업치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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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근 칼럼니스트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작업치료사, 보조공학사로서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연구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장애인의 일상생활 변화와 이와 연관된 첨단기술을 장애학 관점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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