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연금법제정공투단은 23일 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을 비판하는 의견을 표명하고 입법예고 철회를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연금은 장애인들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전해 자립을 지원하고 빈곤을 해소할 수 있는 소득보장제도로 장애인들에겐 초미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23일 입법 예고된 정부의 중증장애인 기초장애연금법안은 장애인계의 요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장애인들은 폐기 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연금법제정공동투쟁단(이하 장애연금공투단)은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정부의 기초장애연금법안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의 현실을 반영치 못한 법안"이라며 입법 철회를 요구했다.

장애연금공투단은 먼저 “대상자를 중증장애인에 한정한 것은 장애인간 계층을 분리해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모든 장애인으로 대상자를 보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장애연금의 지급 대상은 1~2급 및 3급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유형을 가진 자로 중증장애인에 한정하고 있다.

장애연금공투단은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까지 따지고, 고소득 장애인의 수급을 방지하는 근거로 1촌 직계혈족의 소득재산까지 따지고 있는 소득인정기준의 철회도 촉구했다.

장애연금공투단은 “개인소득이 아닌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지급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무소득 장애인이 수급대상에서 빠질 수 있고 공적보전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 장애인들의 소득보전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연금공투단은 "국가의 책임을 방기한 채 장애인의 삶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장애인의 소득보장이라는 연금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급방식 이원화, 연금액 부풀리기 위한 수단?

장애연금은 기본급여와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보전을 위한 부가급여로 이원화된 지급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장애연금을 수급하면 장애수당은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 거리다.

장애연금공투단은 “부가급여로 탈바꿈한 장애수당의 구체적 금액도 제시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의 실질 소득이 보장될 수 있는지 의문시 된다”고 지적했다. 2008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로인한 추가비용은 1~6급 평균 15만9천원, 1~2급 평균금액은 20만 8천원 수준이다.

또한 연금액을 공적이전소득으로 포함하고 있어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장애인연금액 만큼 수급비가 차감 지급돼 결과적으로 소득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도 장애인들이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장애연금공투단은 "기존 장애인의 복지체계를 흔들면서 까지 연금법에 추가비용까지 포함한 것은 연금총액을 부풀리기 위한 조삼모사식 숫자놀음"이라고 꼬집었다.

노인계층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기초노령연금과 동일하게 설정한 정부의 연금지급액(2010년 9만1천원추정)도 근로를 통한 소득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가구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장애인계의 의견을 수렴해 발의한 '장애인연금법안'은 연금액을 최저임금의 4분의 1선에서 책정하고 중증장애인 연금액의 50%이상에서 경증장애인에 차등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박은수 의원실 관계자는 "복지부 안은 장애인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며 "기초노령연금과 수준을 달리하고 부가급여에 관한 사항도 시행령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법안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후에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장애연금공투단은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서와 복지부 장관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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