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2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에 위치한 전태일다리에서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1970년 11월 13일, 재단사였던 전태일 열사는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에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했다. 전태일 열사 47주기를 맞은 현재, 안타깝게도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중증장애인에게 적용되고 있지 않다.

‘최저임금법 제 7조’ 속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으로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이 조항을 삭제해달라며 지난달 21일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 점거농성 중이다.

“우리는 모두 전태일이다!”

농성 22일째인 12일 전장연이 서울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47년전 열사를 재현하듯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화형식을 진행했다.

전장연 뿐 아니라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시민단체들도 함께했다. 영하 12도의 추위도 분노와 외침을 넘어서지 못 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의 노동을 근로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산성 위주로 판단해서 ‘보호’라는 명목으로 최저임금에서 제외했다. 8시간 노동해도 월 5만원 밖에 못 받고 있다”며 “비장애인 기준에 맞춰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세상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엔장애인위원회에서도 3년전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을 삭제하라고 권고했지만 이뤄지고 있지 않다. 대안은 공공일자리 1만개를 창출해서 장애인 특성에 맞춘 노동을 제공하면 된다.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전태일재단 박계현 사무총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상진 부위원장.ⓒ에이블뉴스

전태일재단 박계현 사무총장은 “전태일 동지는 가장 혹사당하고 어려움 속에 있는 시다들을 사랑했으며 호빵을 사서 나눠주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점심이 아닌 더 어려운 노동자들과 함께 하려는 사랑이요, 배려요, 연대의 표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사무총장은 “전태일 동지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지 47년이 됐지만, 여전히 장애인차별은 계속되고 있다”며 “장애인 차별이 사라지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을 때 혁명은 시작된다. 장애인의 인간다운 권리가 지켜지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상진 부위원장도 “장애인 고용촉진법이 제정된지 27년이 넘었지만 장애인들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공공부문 일자리 1만개 창출은 어렵지도, 무리한 요구도 아니다”라며 “일자리위원회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 하겠다”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영하 12도의 날씨에도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이 참석해 ‘중증장애인 노동권 확보’를 외쳤다.ⓒ에이블뉴스

한편, 이들 외에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정의당 장애인위원회, 녹색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9기 위원장 후보들 등이 연달아 성명서를 내고 지지를 표하고 있다.

현재 전장연은 22일째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농성장에서 받고 있는 ‘공공일자리 모의 구직신청서’도 총 760건 접수된 상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2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에 위치한 전태일다리에서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2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에 위치한 전태일다리에서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진행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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