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직업적 기술 습득 및 향상시키기 위한 ‘직업훈련’은 경제활동과 자립생활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지급받는 훈련수당이 차이가 크다면 어떨까요?

월 10만원 VS 월 31만원

장애인훈련생이 받는 기본 훈련수당의 차이입니다. 현재 ‘장애인직업능력개발훈련’은 장애인복지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의해 각각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개발원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사업 소개.ⓒ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인개발원은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사업 아래 중증장애인의 직업생활에 필요한 직업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안마수련원 등 총 20개소의 수행기관을 두고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와 훈련생들에 대한 훈련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개발원에 문의한 결과, 훈련생은 1000여명 정도입니다.

월 기준 훈련수당은 교통비 5만원, 식비 5만원 총 10만원을 기본으로 하고, 해당자에 한해 가족수당 1인당 3만원, 가계보조수당 7만원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직업능력개발훈련 훈련수당.ⓒ한국장애인개발원 홈페이지

부양가족이 있거나 세대주여야만 가계보조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로, 혼자 사는 장애인일 경우 교통비 5만원, 식비 5만원, 가계보조수당 7만원 총 17만원을 받게 되는 거죠.

이 훈련수당 산정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지난 10년간 단 한차례 인상된 바 없었죠.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사이에 물가상승률, 식대상승률은 계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내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상관없지만, 직업생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이 추가적으로 돈을 더 충당하면서까지 훈련을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 달 식비 5만원은 면만 먹으란 소린가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점역교정사 양성과정을 밟고 있는 훈련생 박제민 씨는 이 수당이 “모욕적”이라고 말합니다.

월 20일 교육일수를 맞추면 하루 2500원씩 식비가 계산된답니다. 짜장면 한 그릇도 5000원, 심지어 편의점 도시락도 4000원인데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항변합니다.

최근 박 씨 등 훈련생 30여명은 한국장애인개발원과 보건복지부에 의견서를 보내 훈련수당 현실화를 촉구한 상탭니다.

“얼마라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포기하고 직업재활을 선택하겠다는 것은, 더 큰 미래를 위해 오늘 조금 가난하더라도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실질적인 훈련수당이 산정되길 바랍니다.”

반면, 장애인고용공단 직업능력개발훈련은 ‘고용’ 목표가 뚜렷한, 직업훈련을 통한 구직 장애인의 직업적 기능을 습득‧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정감사 업무현황 자료 속에도 ‘경쟁력 있는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직업훈련이 설명돼 있는데요. 공공과 민간으로 나눠서 구직 장애인을 대상으로 훈련합니다.

민간기관 중심의 민간훈련이 장애인개발원의 사업과 유사한데요. 총 27개 기관에서 671명이 39개 훈련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훈련수당은 앞서 말했듯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훈련수당 기본 31만6000원부터 최대 4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에이블뉴스

지난해까지 월 16~27만원 수준으로 장애인개발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올해 기본 31만6000원부터 최대 40만원까지 인상했습니다. 훈련 중 생계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목적이고요.

특히 지난해까지 장애인개발원과 같이 가족 여부에 따라 수당을 세분화했지만 가족이 없으면 불리한 점이 많아 훈련참여수당으로 통합했다는 점이 특징이죠.

훈련수당 차이는 ‘복지서비스’냐, ‘고용서비스냐’, 그리고 인프라 차이로 어쩔 수 없느냐 라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마지압창업훈련’의 경우 두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지만, 받는 훈련수당은 천지차이 인거죠.

이에 대해 장애인개발원 측도 “충분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함께 국회의원실 등을 통해 훈련수당 인상을 위한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놓쳤답니다.

내년 예산안에도 인상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동수당 등 다른 복지적 이슈로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아 상임위에서 증액되지 못한 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이죠.

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모든 사업은 예산이 중요한데, 예산 반영이 되지 않으면 기관으로서도 참 답답하다”며 “아직 내년 예산안이 심의중이니, 반영토록 끝까지 노력하겠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정부적으로 관심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은 오는 12월 2일입니다.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주말도 마다하지 않고, 예산안 심사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장애인들의 훈련수당 인상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검토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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