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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돈으로 떼우는 ‘장애인 고용 의무’

국회에서 잠자는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안’ 3개

부담금 강화 등 내용…“대기업 압박” 통과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7-31 15:43:00
매년 장애인 관련 법률안이 끊임없이 국회에 제출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국회를 통과해 시행이 되고 있는 법안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2012년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염원이 담긴 발달장애인법도 2년이 지나서야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다. 그 밖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다음 국회로 넘어가면 폐기돼 버려, 또 한 번의 발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장애인 관련 법안이 수두룩 폐기되기도 했다.

장애인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담긴 소중한 법안임에도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 한다면 ‘무용지물’인 셈. 더욱이 장애인 당사자 조차 자신들을 위한 법안이 제출됐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에이블뉴스는 기획특집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절실하고, 특징이 있는 19대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을 연속적으로 소개한다.


매년 4월 장애인고용촉진의 달이 되면, 언론들은 일제히 “국내 30대 그룹의 장애인 고용이 심각하다”라는 타이틀의 뉴스를 내보낸다. 고용노동부의 ‘장애인 고용률 저조기관 명단 공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단 한명도 고용하지 않는 0%의 기업들이 수두룩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때 뿐이다. 여전히 고용의무를 져버린 채 그저 “돈으로 떼우면 되지”라는 행태를 보이는 것.

■“돈으로 떼우면 되지” 법 위반한 행태=지난해 6월 기준으로 고용부가 발표한 저조명단을 보면, 30대 그룹의 경우 동국제강, 두산, 삼성, 한화, 한국GM, S-OIL 등 6개 그룹을 제외한 24개 그룹의 계열사 99곳이 모두 포함됐다.

현대가 0.81%로 장애인 고용율이 가장 저조했고 이어 GS 0.85%, 부영 0.85%, 대림 0.98%, 동부 1.04%, SK 1.05%, 한진 1.05%, 대우건설 1.09%, OCI 1.2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SG 계열사 중 GS에너지, GS글로벌, 부영의 동광주택, 동부의 동부택배, 아그로텍, SK의 SK바이오팜 등 15곳은 장애인을 한명도 고용하지 않았다.

국가·지자체(공무원)로는 국회(1.43%), 울릉군(1.66%), 경기도교육청(1.09%) 등 10곳이, 국가·지자체(근로자)로는 서울시교육청(!.29%), 세종시교육청(0%)이 포함됐다.

공공기관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0.63%),기초과학연구원(0.62%), 한국원자력의학원(0.76%), 서울대학교병원(0.9%) 등 5곳이다.

장애인의 사회참여 기회와 취업을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애인 의무고용률과 이를 위반할 시 발생되는 장애인고용부담금. 과연 어느 정도 길래 이렇게 돈으로 떼우는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장애인고용부담금이란 상시 근로자를 100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만으로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이다. 엄연히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담긴 내용이다.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으면 부담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많은 사업주가 고용부담금의 납부를 실질적인 부담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부담금은 최저임금액의 100분의 60이상의 범위에서 부담기초액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올해 기준으로 67만원이다.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으면 월 108만8890원. 수십억원의 자금이 왔다 갔다 하는 대기업에서는 ‘콧방귀’를 뀔 금액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3년간 연속으로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해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불명예까지 안기도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3년간 연속으로 고용부담금을 납부한 사업장은 총 23곳으로, 금액의 합계는 무려 66억7261만7140원에 이른다.

이중 ㈜넥솔론의 경우 장애인 고용의무인원이 20명임에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아 2억4020만 7천원의 가장 많은 고용부담금을 냈다.

의무고용제를 시행하고 있는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경우 대기업일수록 장애인고용률이 높은데 반해 우리나라는 뒤집어진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이고 있는 것.

이 같은 문제의 속살은 국가 및 지자체조차도 장애인 고용을 하지 않고, 심지어 국가 및 지자체 공무원에 대해서 고용부담금을 내지 않는 다는 불편한 진실 속에서 찾을 수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가, 지자체 등에 채용된 장애인공무원일 경우 의무고용률이 3%로 정해져 있으나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아도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국가‧지자체 81개 기관 중 29곳이 장애인 공무원 고용이 저조했지만, 단 1원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3개의 법안…‘고용률 반등’ 끼칠 수 있나=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에 대한 법률안이 3개가 올라와있다.

먼저 지난해 2월 배기운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정도가 개선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 고용부담금을 가산하도록 했다.

또한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장애인공무원에 대해 고용부담금을 부담한 의무를 담고 있다.

이어 지난해 2월 조명철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도 장애인고용부담금의 부담기초액을 최저임금액의 70%로 이상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상향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2월 최동익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서도 역시 장애인 공무원에 대한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도록 의무규정으로 뒀다. 하지만 3개의 법안이 발의됐음에도 여전히 국회 상임위에 상정됐을 뿐,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현실이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조호근 노동상담센터장은 “대기업에게 장애인고용부담금이란 것은 큰 영향이 없다. 지금까지 돈을 내왔다는 것은 앞으로도 부담금으로 내겠다는 것과 같다”며 “법이 통과되도 고용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입법을 통해 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반드시 논의를 거쳐 고용을 압박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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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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