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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만 안겨 준 ‘지적장애인기능경진대회’

수도권 기기조립 참가자, ‘불량재료’로 경기 치러

담임교사, "시상식 전 이의제기 시간조차 없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7-02 15:02:15
성남방송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진(가명, 지적2급)양은 지난 5월 23일 노동부가 주최하고, 경기도지적장애인복지협회·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관한 ‘2014 수도권 지적장애인기능경진대회’의 기기조립 종목에 참가했다.

총 25명이 참가한 기기조립 종목은 주어진 2시간 내에 전선, 콘센트, 스위치 등 지급받은 재료를 정해진 도면과 같이 배치하고, 조립해 백열전구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소 기기조립 종목에는 자신이 있었고, 과제가 공개된 이후 매일 저녁 9시까지 학교에 남아서 피나는 연습을 했기 때문에 수진 양 뿐만 아니라 윤주섭 담임교사의 기대는 컸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시상식이 진행됐지만 수진 양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았기 때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담임교사는 즉시 학생의 작품을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했고, 다른 곳으로 운송중인 작품을 약 1시간 이상 기다린 뒤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이 복귀한 후 작품을 확인해보니 전구의 불규칙적인 점·소등이 발견됐다. 따라서 협회는 1차 이의제기심사위원회를 열고, 수진 양의 작품동작상태 불량으로 60점을 감점을 받아 총 40점이기 때문에 탈락됐다고 설명했다.

담임교사는 이해할 수 없어 수진 양의 동의를 얻어 작품을 분해했다. 그런데 전선연결에는 결함이 없었고, 완성작품 내·외부의 모습 어디에서도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협회는 2차 이의제기심사위원회를 갖고, 논의한 끝에 스위치 결함으로 결론 내리고 수진 양의 작품을 다시 심사했다.

수진 양이 뒤늦게 받은 점수는 100점. 금상 수상자와 같은 점수지만 ‘동점일 경우 연장자 순위로 수상한다.’는 규정에 밀려 은상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은상 수상자의 점수는 수진 양 보다 낮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윤주섭 교사는 “기기조립 직종은 전구의 점·소등 점수가 60점으로 높기 때문에 재료의 결함 유무는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경기 시작 전 지도교사와 참가선수의 확인 절차가 필요하며 실제로 다른 대회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을 통해 대회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회가 끝난 뒤 채점 결과 수상자 명단 발표와 동시에 시상식이 진행돼 왜 입상을 하지 못했는지 이유를 확인할 수 없는 시스템 이었다”면서 “시상식 전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생략됐다”고 덧붙였다.

공단의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업무처리 규칙’에 따르면 대회가 끝나고 채점을 마친 뒤 수상자를 발표하고, 이의제기가 없을 시 시상식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일부 미흡한 부분을 인정, 미안한 마음을 밝히면서도 이의제기 진행에 있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업무처리 규칙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수상자 명단이 발표되면 시상식이 있기 전 참가자들이 집으로 가버리는 문제도 있고, 수상자 명단 발표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동시에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한 불량제품 지급에 대해서는 “금속부품들은 사전에 테스트기로 전기가 통하는 지 확인을 했지만, 플라스틱으로 돼있는 스위치는 금속이 아니라서 눈으로 밖에는 확인이 어려웠고, 제품손상 때문에 사용해보지 못했다”고 미흡했던 점을 인정했다.

이어 “다시는 이 같은 발생하지 않도록 재료를 지급받은 학생이 제품이상 유무 확인과 함께 사인을 하고, 완성 시 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새로운 스위치를 지급할 수 있도록 중앙회에서 안내하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윤 교사는 학생의 자신감 회복과 취업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금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출전권을 부여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같은 은상 수상자의 작품과 점수 차이가 나는데, 연장자 우선순위에 밀려 금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억울하기 때문에 출전 기회만이라도 달라는 것이다.

협회는 “전국대회 출전권 부여는 공단의 권한”이라면서도 “기존의 금상 수상자의 작품과 비교해 봤을 때 수정 양의 작품이 뒤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하고, 스위치 결함으로 인해 예외로 처리한 사안이기 때문에 금상을 수여해도 된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공단은 1등에게만 전국대회 출전권을 부여하고, 금·은·동 수상자는 각 1명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수진 양에게) 출전권을 부여할 수 없다”면서 “(은상 공동수상은) 협회가 금, 은, 동 수상자가 각 1명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한 사안으로 이를 바로잡으라는 업무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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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 기자 (jiye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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