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들의 근로를 도와주는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시각장애인 안마사에 치우쳐, 특정집단을 위한 사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사회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김호진 연구원, 연명모 차장, 유은주 연구원은 ‘근로지원인 지원 사업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이 같이 발표했다.

근로지원인 서비스는 지난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중증장애인 근로자가 장애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근로지원인으로 하여금 업무수행을 도와줌으로써 중증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면 안마업무를 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서류를 대신 읽어 주거나, 지체·뇌병변 장애인을 위해 무거운 물건을 대신 이동시켜 주는 일,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이 출장할 때 동행해 주는 일 등이다.

서비스를 원하는 중증장애인의 신청을 통해 월 100시간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근로지원인에게는 시간당 6000원(수화통역의 경우 시간당 9000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그러나 보다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의 상당수는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고 있었다.

2011년 근로지원인 지원사업 실적에 따르면, 장애유형별 참여 비율 중 시각장애인이 58.1%로 월등히 높았다. 이어 지체 24.4%, 뇌병변 6.3%, 지적 4.7%, 정신 3.8% 등이었으며, 청각 1.9%, 심장 0.5%, 상이 0.3%로 미미했다.

자폐성, 언어, 신장, 호흡기, 간, 안면, 장루요루, 간질 등의 유형은 0% 였다. 직종별로 보면 사무직이 37.8%로 가장 높았고, 안마사의 비율도 32.6%나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근로지원인서비스가 시각장애인 안마사에 대한 편중 정도가 높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어 생산직 17%, 서비스 7.7%, 전문직 4.9%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동일 근로지원인이 동일 사업장에서 다수 장애인을 지원하는 ‘다수지원‘의 경우, 다수지원을 받은 이용자는 41.1%에 달했다.

다수지원 시 1명의 근로지원인이 지원하는 장애인 수는 2명의 경우 60.7%로 가장 높았으며, 3명 24%, 4명 8% 등이었다. 6명을 지원하는 경우(4%)도 있었다. 다수지원을 받은 이용자 비율 역시 안마사가 55.9%로 과반수 이상 차지하고 있었다.

이에 고용개발원은 “시각장애인의 이용자가 2010년 55.1%에서 1년 새 58.1%로 증가했다. 그 외에 장애유형은 실적이 극히 저조하다”며 “최중증 시각장애인 중 취업을 한 임금근로자가 안마사를 제외하고는 많지 않지만, 이용자 중 안마사의 비율이 상당수 차지한다는 것은 근로지원인 서비스가 자칫 특정 집단을 위한 사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경우, 타 유형 장애인에 비해 동일한 장소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장애특성과 업무특성이 상당부분 유사해 근로지원인이 다수의 장애인을 하기가 용이하다.

다수지원은 사업수행기관 입장에서는 근로지원인 관리가 용이하고, 지원인 입장에서도 보수를 많이 받을 수 있다. 공단의 입장에서도 아무래도 권장되는 측면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이들은 “다수지원의 집중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로지원인의 동시 지원 가능인원을 2인 이하로 제한하고, 근로지원인의 시급을 적정수준으로 인상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며 “이는 다수지원의 장점을 제한하지만 취업취약계층 등에게 근로지원인이라는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제도의 취지와 어긋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맹인 시각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의 경우, 이동 지원, 서류작성 등 명확하게 부수적인 업무가 존재하지만, 단순노무에 종사하는 발달장애인 등은 핵심업무와 부수적인 업무의 구분이 용이하지 않다”며 “장애유형별, 직종별로 보다 섬세하고 세밀하게 사례를 수집, 그동안 소외돼 있었던 유형의 근로자들의 근로지원인 활용가능성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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