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법시험 사상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2차 시험에 합격해 법조인 등용을 눈앞에 두게 됐다.
법무부가 21일 확정, 발표한 제50회 사법시험 2차 합격자 1,005명 명단에는 시각장애 3급인 27살 최영씨의 이름이 당당히 올랐다.
최씨는 두 눈의 시야가 주시점(注視點)에서 5도 이하에 불과해, 사물의 식별이 불가능하고 독서는 물론 보조자의 도움없이는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그는 음성형 교재를 청취하며 수험준비를 해왔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차례 사법시험 1차시험에 응시했으나, 시각장애라는 핸디캡 때문에 연거푸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뒤 지난해 1차시험 합격에 이어 올해는 2차시험마저 합격하는 투혼을 보였다.
시각장애인이 논술형으로 치러지는 사법시험 2차에 합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써, 향후 장애인이 법조인 등 전문직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국가시험 최초로 시각장애 응시자에게 음성지원 프로그램이 장착된 컴퓨터를 제공하는 등 사법시험 응시방법을 대폭 개선한 지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2008년도 사법시험 2차 합격자 가운데 남자는 621명, 여자는 384명으로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38.2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법학 전공자의 비율은 81%, 비전공자의 비율은 약 19%로 집계됐으며, 최저 합격점수는 총점 353.74점(평균 47.16)이다.
3차 시험은 다음 달 18일~21일 사법연수원에서 실시되고 최종 합격자는 다음 달 28일 발표된다. 2009년도 52회 사법시험(약 1,000명 선발예정)은 내년 2월18일 치러진다.
CBS사회부 이재웅 기자 leejw@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