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6.10 대규모 촛불집회를 앞두고 청와대 길목인 세종로 사거리 14개 차선 중 10개 차선을 컨테이너박스로 차단했다. ⓒ노컷뉴스 한재호 기자

경찰은 서울 도심에서 초대형 촛불집회가 예정됨에 따라 10일 새벽부터 대형 컨테이너로 세종로 사거리 대부분을 막은 채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아침 출근길부터 심한 교통 혼잡에 시달렸다.

서울 세종로 사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높이 5미터 길이 12미터 짜리 대형 컨테이너가 성벽처럼 쌓였다. 서울 도심에만 무려 30만명이 모이는 촛불 시위대가 청와대로 가는 길목을 미리 막은 것.

이 컨테이너 들은 세종로 왕복 14차선 도로 가운데 10개 차선을 막고 있어 양 방향 2개 차선씩만 통행이 가능해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시민은 "굳이 이렇게까지 막아야할 필요가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배려해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집회 저지만을 위해 저렇게 하는 것은 일방적"이라며 "많이 막히고 짜증 난다"고 말했다. 조 모(50)씨도 "우회로가 있다고는 하지만 평상시보다 많이 불편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낮 12시부터는 세종로 사거리 14차선이 컨테이너로 모두 막혀 전면 통제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밖에도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길목인 삼청동 입구(동십자각) 구 한국일보 앞에 오전 11시부터 6미터 짜리 소형 컨테이너 24개로 벽을 쌓고 정부청사 뒤편 청와대 입구 적선동 로터리에도 오후 1시부터 6미터 컨테이너 16개로 차벽 설치할 예정이다.

주변 지역을 지나는 시민들은 생전 처음 보는 대형 컨테이너의 등장에 사진을 찍는 등 눈이 휘둥그레졌다.

회사원 박 모(27)씨는 "컨테이너 박스로 막은 세종로 사거리가 또 언제 등장할까 싶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며 "신기하면서도 마음이 착잡하다"고 밝혔다. 인근 지역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김 모(52)씨는 "이런 컨테이너로 세종로를 막은 것은 처음 본다"며 "너무 일방적인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전경 버스로 차벽을 만들 경우 시위대에 차량이 훼손될 염려가 있어 컨테이너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대신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우회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갑호 비상령' 발령…민심 '꽁꽁'

한편 경찰은 6.10 항쟁 기념행사와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 광장에 기동대 210개 중대, 일반 근무복을 입은 9개 중대, 교통 2개 중대 등 221개 중대 2만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또한 전국의 경찰력이 모두 비상 대기하는 갑호 비상령을 발령하는 등 이날 있을 대규모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갑호 비상령은 계엄이 선포되기 전의 치안상태나 대규모 집단사태로 치안질서가 극도로 혼란할 때 등의 상황에서 경찰 전원이 비상근무 명령을 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비상상황이 끝날 때까지 전 인력을 동원할 체제를 갖추고 근무를 하게 된다.

이처럼 경찰이 컨테이너를 동원하는 등 미 쇠고기 대규모 집회에 대비해 전격 경비태세를 갖춤에 따라 "컨테이너로 막힌 도로처럼 국민의 마음도 닫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불거지고 있다.

대규모 촛불시위가 예정된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사거리 광화문 방면 차로에 경찰이 대형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노컷뉴스 한재호 기자

※ 노컷뉴스는 6.10 촛불문화제 실황을 10일 오후 5시부터 노컷뉴스(www.nocutnews.co.kr)홈페이지를 통해 4원 생중계해드립니다. 많은 시청바랍니다.

CBS사회부 강인영 기자 Kangin@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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