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삼각지역에서 국회 예결위 기간 지하철 투쟁 계획을 발표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본격 예산 심사가 막이 오른 가운데, 장애인권리예산을 위해 1년여간 지하철 투쟁을 펼쳐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마지막 2주간 거센 투쟁을 소화한다.

상임위에서 일부 반영된 장애인권리예산을 지키기 위해 오는 21일부터 삼각지역 천막농성과 함께, 국민의힘 지도부들도 매일 찾아가 만남을 요구할 예정이다. 다만, 지하철 연착 우려가 있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예결위 기간 유보하기로 했다.

전장연은 18일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예결위 기간의 지하철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시작으로 장애인 이동권‧노동권‧탈시설 권리‧교육권 등이 담긴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해달라”면서 총 46차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펼쳐왔으며, 이와 더불어 132차 삭발결의식도 이어왔다.

18일 삼각지역에서 국회 예결위 기간 지하철 투쟁 계획을 발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이후 혜화역까지 지하철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그 결과, 국회 상임위가 움직였다. 보건복지위원회는 활동지원 수가 1만7000원 인상,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추가 시간 240시간 등을 반영해 정부안 대비 총 6358억여 원의 예산을 증액했다. 국토교통위원회 또한 장애인 이동권 예산 총 973억여 원을 증액해 예결위로 넘겼다.

한 단계 넘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장연 김필순 기획실장은 “예결위에서는 제로베이스(원점)부터 다시 심의된다고 한다. 기획재정부 동의 없이는 예산 증액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재부 결정만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예결위는 지난 17일을 시작으로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예결위를 통과한 최종 내년 예산안은 법정 시한인 내달 2일까지 처리된다.

이를 위한 전장연의 마지막 불씨 투쟁은 당장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우선 국회 예결위 기간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촉구하며 삼각지역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다. 이날 오후 2시 결의대회도 진행된다, 이 기간 매일 오전 8시 삭발결의식과 더불어 오전 8시, 오후 2시 지하철 선전전을 하루 두 차례 이어간다. 단, 지하철 연착 우려가 있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유보하기로 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국회 여야 예결위원을 만나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호소하며, 매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와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 면담 요청도 할 예정이다. 시민들을 상대로 한 ‘장애인들의 21년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라는 대시민 서명전도 함께 한다.

투쟁에 앞장서온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규식 상임공동대표가 마지막 2주 투쟁에 앞선 각오를 밝히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마지막 투쟁을 앞둔 활동가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배재현 공동대의원은 “상임위를 통과한 예산이 숫자만 보면 어마어마하다고 하지만, 제대로 시행돼야 어마어마할 수 있고, 그렇게 외치만큼 장애인도 교육받고 함께 일할 수 있다”면서 “저희의 정성이 하늘에 닿기를 바란다”고 결의를 다졌다.

노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수미 활동가 또한 시민들을 향해 “21년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동참해달라. 우리는 21년간 외쳐왔듯이 앞으로 우리들의 권리를 계속 외칠 것”이라고 했다.

항상 투쟁에 앞장서온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규식 상임공동대표는 “부디 장애인권리예산이 잘 통과되길 바란다. 그래야 내년에 지하철 안 타겠죠”라면서 “저희가 안 나오도록 국회가 예산을 잘 통과시키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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