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철폐추진연대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법률사무소 지율 S&C는 8일 오전 11시 법원행정처 앞에서 ‘언어장애인 법원직 공무원 면접과정에서 차별 불합격처분에 대한 소송제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언어장애와 지체장애를 가진 장애인 당사자가 언어장애에 대한 차별로 법원직 공무원 면접과정에서 3년째 탈락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법정싸움을 시작했다.

A씨는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법원사무직렬 공무원 시험에서 필기시험은 합격하고 있으나 면접과정에서 번번이 최종불합격 처분을 받았는데, 면접과정에서 언어장애인에 대한 편의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특히 언어장애에 대한 차별적인 질문을 받아왔다는 것.

장애인차별철폐추진연대(이하 장추련)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법률사무소 지율 S&C는 8일 오전 11시 법원행정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행정처가 스스로의 잘못을 깨달을 것과 함께 법원에 정의로운 판단을 촉구했다.

‘편의미제공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면접 과정 장애언급 차별입니다’ 피켓. ⓒ에이블뉴스

A씨는 어린 시절 뇌성마비의 후유증으로 언어장애와 양손 지체장애를 가지게 된 중복장애인으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졸업 후 13년째 ‘법원사무직렬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도전했다.

올해 ‘2022년도 법원사무직렬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장애인 구분모집’에 지원한 A씨는 필기시험 안내에 따라 ‘1.5배 시험 시간 연장’, ‘확대답안지’ 등의 지원을 받아 시험을 치렀고, 7월 14일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이후 일반면접시험과 심층면접시험이 진행되면서, 8월 9일 최종적으로 법원행정처장으로부터 불합격처분을 받았다.

“법원행정처는 장애인을 모집하는 과정에 필기시험에 대한 편의지원 종류만 안내했을 뿐, 저와 같이 언어장애를 가진 사람의 면접시험 편의지원에 대해서는 전혀 안내하지 않았고 실제로 면접과정에서 편의지원도 전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면접과정에서 면접관은 ‘A씨의 발음이 좋지 않은데 일을 할 수 있습니까?’, ‘업무를 하다보면 민원인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습니까?’ 등 언어장애에 대한 차별적인 질문도 이어갔습니다.”

이에 A씨는 법원행정처의 이러한 행태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장애인차별이라며 법원행정처장을 대상으로 지난주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8일 오전 11시 법원행정처 앞에서 열린 ‘언어장애인 법원직 공무원 면접과정에서 차별 불합격처분에 대한 소송제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희망을 만드는 법 최현정 변호사. ⓒ에이블뉴스

희망을 만드는 법 최현정 변호사는 “이 사안에서 피고 법원행정처장은 법령이 정한 편의제공 공고 의무와 면접시험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복지법은 국가가 실시하는 채용시험에 있어 장애인 응시자가 비장애인 응시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동법 시행규칙에서는 사전에 편의제공 규칙을 안내해 이를 시험공고와 함께 공고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사용자가 응시·채용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더 나아가 응시자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사용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최현정 변호사 “A씨가 13년 동안 오직 법원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이유는 법원이라면 자신의 장애가 아니라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법령이 정한 절차를 위반하고 A씨의 장애를 이유로 시험에서 탈락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어 “뒤늦게라도 법원이 이 사안에 대해 법에 따라 제대로 판단하길 촉구한다. 또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법원행정처장은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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