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제66차 삭발투쟁에서 삭발에 동참한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재환 활동가. ⓒ에이블뉴스

“리프트에 떨어져 사망한 이들의 이야기, 제 자식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부모의 이야기, 한 평생을 장애인거주시설에 갇혀 사는 거주인의 이야기를 전했지만, 정부에는 닿지 못했습니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재환 활동가는 8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제66차 삭발로 투쟁을 결의했다.

김 활동가는 장애인들의 삶을 잘 모르던 일반 시민이던 시절 처음 마주한 전장연의 투쟁 현장에 대해 “매우 강렬하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회상했다.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 혜화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인 전장연 활동가들. ⓒ에이블뉴스

김 활동가는 “2009년 4월 서울시청 앞에서 탈시설·자립생활 투쟁을 하고 있는 전장연 동지들을 처음 봤다. 당시 일반 시민이던 나는 그저 먼발치에서 그들의 투쟁을 지켜봤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 당사자들이 처절하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모습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고 그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이전의 나에게 장애인은 느리고 불쌍한 존재였다. 이 삐뚤어진 생각을 고쳐준 사람들이 전장연 동지들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장애인의 비참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해왔다”면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의 삶은 공정한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곳이 단 한 곳이라도 있는가. 우리가 바라는 장애인권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외쳤다.

8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제66차 삭발투쟁 결의식에서 발언하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에이블뉴스

한편 지난해 4월 8일 버스를 약 23분 잡고 진행한 미신고 집회 건과 버스운행에 관한 업무 방해 건으로 이달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6개월 구형을 받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재판부와 대한민국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재판에서 형사3단독 재판부는 “피고인(박경석 상임공동대표)이 추구하는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방법이 모두 다 정당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현재 하고 있는 권리 주장의 방법이 얼마나 일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매일매일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일부 시민들로부터 비난과 폭언을 온몸으로 받으며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까지 우리가 투쟁을 이어가는지부터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방법으로 투쟁을 안 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방법으로 투쟁하며 시민들에게 장애인의 비참한 삶을 알려왔고 권리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는 수십 년의 시간동안 우리의 목소리에 공감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직접 우리의 요구에 답변할 것을 요청하며 8월 1일까지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유보하고 있다”며, “장애인은 세금 도둑이 아니며, 장애인권리예산이 터무니없는 막무가내 요구도 아니다. 다시 한 번 기획재정에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제66차 삭발투쟁 결의식.ⓒ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