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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짐 되고 싶지 않다” 발달장애인 눈물

지원서비스 부족 고통스러운 삶…‘사회적 타살’

尹정부 ‘제2차 발달장애인 종합지원 계획’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5-26 14:34:47
발달장애인 당사자로서 이 비극적 소식에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가족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가족들에게 부담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제발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한 어머니가 발달장애 자녀를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한 어머니는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도 목숨을 끊으려 시도한 안타까운 사건에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오열했다.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에 따르면 23일 서울 성동구에 사는 40대 어머니는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모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두 사람은 모두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서도 대장암을 진단받은 60대 어머니는 30대 발달장애와 뇌병변장애 중복장애가 있는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도 목숨을 끊으려 시도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에서 추모발언을 하는 서울피플퍼스트 송지현 활동가(왼쪽)와 발달장애인 당사자 최인호 씨(오른쪽).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에서 추모발언을 하는 서울피플퍼스트 송지현 활동가(왼쪽)와 발달장애인 당사자 최인호 씨(오른쪽). ⓒ에이블뉴스
추모제에 참석한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접하고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면서도 “내가 발달장애인이기에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인가.”,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비참한 생각을 했다며 눈물지었다.

“이런 비극을 맞이하면 우리 발달장애인은 짐덩어리인가 하는 생각에 좌절하고 마음이 무너집니다. 우리는 사람이 아닙니까. 사회에서 같이 살면 안 되는 것입니까. 언제까지 발달자애인이 가족의 책임으로, 부담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것입니까. 똑똑한 정치인들은 우리의 비극은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도 사람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서울피플퍼스트 송지현 활동가)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도 큰 공포를 느꼈습니다. 또 너무나 슬펐습니다. 저는 저희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저와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가족이 이러한 비극적 선택을 한 것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부모님들이 제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좋아지면 좋겠습니다.”(발달장애인 당사자 최인호 씨)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에서 추모공연을 하는 이삼헌 씨.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에서 추모공연을 하는 이삼헌 씨. ⓒ에이블뉴스
이어진 이삼헌 씨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몸짓에 발달장애 부모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이 비극적 일이 최근 두 건의 사건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제주에서, 4월 서울에서, 6월 광주에서, 2021년 2월과 4월 다시 서울에서, 5월 충북에서, 11월 전남에서, 올해에도 3월 경기도에서 이번 사건과 같이 가족이 장애인을 살해한 후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계속됐다.

부모연대 박미라 성동지회장은 “10달 동안 품었던 자식을 품에 안고 뛰어내리는 어머니의 심정은 오죽했겠는가. 이 세상은 발달장애인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고달프기에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정부는 부모들이 세상을 떠날 때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고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수년 동안 추모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사건은 사회적 서비스가 부족해 미래를 바라볼 수 없는 분들이 내리는 비극적 선택으로, 사회적 타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이 죽어가는 데 보고만 있는가. 더는 방치하지 말라.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포함한 제2차 발달장애인 종합지원 계획을 발표해 우리 아이들이 이 세상에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희망을 보여달라”고 외쳤다.

추모제 이후 헌화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추모제 이후 헌화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 ⓒ에이블뉴스
추모제가 끝난 뒤에는 고인을 애도하기 위한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그 행렬 속 한 발달장애인 당사자는 자신의 부모님을 붙잡고 외쳤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잘 살고 싶다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에 대한 분향소는 서울 4호선 삼각지역으로 옮겨졌으며, 오는 6월 2일까지 일주일간 추모가 진행된다. 또한 분향소는 전국적으로 설치를 확대, 추모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와대 인근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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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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