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2층 교육실에서 열린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문화날개평생교육학교‘ 전경.ⓒ에이블뉴스

장애인에게 ‘자립생활’이란 어떠한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독립해 살아가는 “자유”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필수적인데요. 자립해 지역사회에서 함께 일하면서 살고 싶은 ‘취준생(취업준비생)’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구슬땀을 흘리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1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2층 교육실에서 열린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문화날개평생교육학교‘ 입니다. 월 1회 2시간씩 총 6회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은 자립생활에 필수적인 예절·경제·취업교육 등 다양하게 구성됐습니다. 기자가 찾은 2회차 교육은 위주교육컨설팅 홍선영 대표의 ‘스피치 교육’이 한창 이었습니다.

“여러분 말 잘 하고 싶으시죠. 말을 잘 하는 것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 친해지는 방법입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배움을 담아낸 내용인데요.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송은일 소장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대화를 많이 나누는데, 대화를 하다 보면 ‘저분은 참, 말을 예쁘게 하는구나’라고 이미지가 바뀌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서 “장애인도 어울려 살아가야 하므로 필수적인 교육”이라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문화날개평생교육학교‘ 참가자 김영림 씨.ⓒ에이블뉴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김영림 씨(57세, 여)는 초등학교 3학년인 10살 때 교통사고로 지체장애를 가졌습니다. 우측 편마비인 그는 20대 때는 취업의 기회도 얻었지만, 손과 다리가 불편해 남들보다 느리다는 좌절감으로 오래 일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후 몇 번 취업하려고 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 엄두조차 내지 못했죠.

평소 ‘하늘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영림 씨가 이번 ‘문화날개평생교육학교’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장애인도 평범하게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장애가 있어 웃고, 걷는 것 모두 남의 시선을 신경 써야 했던 영림 씨는 ‘이미지메이킹’ 수업이 가장 필요했다고 합니다.

전날(10일) 공식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장애인이 평범하게 지역사회에서 어울리도록 도와달라”고 소망했습니다. “저희는 몸이 불편하다 보니까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취업하는 것도, 모든 포괄적인 문제가 어려워요. 비장애인과 평범하게 어울리고 싶은데, 잘 되고 있으니까. 장애인도 밖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소속 장애인 운동선수인 오주훈 씨.ⓒ에이블뉴스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소속 장애인 운동선수인 오주훈 씨(28세, 남)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문화날개평생교육학교’에 참가했습니다.

희귀 난치로 4살 때 지적·뇌병변장애를 가지게 된 주훈 씨는 어릴 적 재활치료를 위해 시작한 수영·아이스하키가 직업이 됐습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우승도 몇 번이나 거머쥐었다고 자랑했습니다. “수원시장배 수영대회 1등 했어요.”

특히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장애인종합복지공간 ‘이룸센터’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는 주훈 씨는 하고 싶은 것이 끊이지 않습니다. ‘유치원 교사, 보육교사, 초등학교 교사, 고등학교 교사, 프로듀서 등’.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아,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장애인이 헬스하고 수영할 수 있는 체육공간을 많이 만들어주세요!”

'장애인에게 교육은 권리이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연내 제정하라!' 피켓을 건 중증장애인.ⓒ에이블뉴스DB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자”면서 이날로 29차 삭발투쟁 및 혜화역 출근선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자립생활 보장을 위해서는 ‘장애인권리예산’이 필수라면서 전날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내년도 예산 반영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전장연표 장애인권리예산에는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을 돕는 활동지원제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터전을 마련할 탈시설, 장애인도 교육하고 노동할 기회가 담긴 절실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송은일 소장.ⓒ에이블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35번이나 외친 ‘자유’, 이미 장애인들은 21년째 ‘자유’를 애타게 외치고 있습니다. 장애인도 분리가 아닌,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장애인도 자립생활 할 ‘자유’가 필요합니다.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송은일 소장에게 ‘자립생활’이란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돕는 곳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인 만큼 이를 위한 교육도 '평생' 계속될 예정입니다.

“장애인의 일반적인 교육 참여의 기회가 부족합니다. 기회가 있다 할지라도 장애인의 교육 욕구를 수렴한 생애주기별,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해요.”

1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2층 교육실에서 열린 문화날개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문화날개평생교육학교‘ 전경.ⓒ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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