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노금호 공동대표가 11일 서울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7-1)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9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 동참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명화된 방법 아무리 사용해도 여전히 죽음 앞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치료제는 전달되지 않고 고가의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노금호 공동대표가 11일 서울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7-1)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9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 동참했다. 노 공동대표는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권리예산 중 SMA 치료제 보험적용 확대 및 의료접근성 확보를 요구했다.

노 공동대표는 운동 기능에 필수적인 생존운동신경세포 단백질 결핍으로 전신의 근육이 점차 약화되는 희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환자다. SMA는 별다른 치료제가 없었으나 2016년 최초 치료제인 ‘스핀라자(뉴시너센나트륨, nusinersen)’가 개발되어 2019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의 경우 만 3세 이후에 진단을 받았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급여 기준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성인 시기에 발병했거나, 3세 이전에 발병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는 사람 등은 현실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것.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노금호 공동대표가 11일 서울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7-1)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9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 동참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에 노 공동대표는 SMA 당사자 대표로 삭발을 투쟁하며, “살려달라”면서 SMA치료제의 보편적 접근을 호소했다.

노 공동대표는 “2년 가까이 SMA치료제 제도방안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 이 사회가 얼마나 사회 약자에게 잔인하고 비정한지 다시 한번 느낀다. 윤석열 당선인 캠프에 가서 치료제의 보편적 접근을 호소했고, 그 외에도 국회의원들을 만나 가며 지금의 현실 어려움을 알려왔다”면서 “그런데도 여전히 죽음 앞에 놓인 사람들에게 치료제는 전달되지 않고, 고가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계속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상황에 있다”고 토로했다.

병원 내 접근성 관련해서도 “많은 장애인이 병원 내 의료접근성이 되지 않아 본인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못 다니는 분들이 너무 많다”면서 “제대로 된 의료정보와 제각각 시스템으로 치료를 받는 것인지, 병을 키우는 건지 모를 정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노 대표는 “문명화된 사회라고 함은 약자를 돌보는 것이고 남을 해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우리의 요구와 투쟁이 누구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지 않냐”면서 “더불어 살자는 절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삭발을 결의했다.

전장연은 구체적으로 ▲현행 스핀라자 치료 지원 대상자 확대 및 평가 기준 개선 ▲급여적용 치료제 종류 확대 ▲의료비 지원제도 개선 및 비용 경감 방안 수립 ▲척수성근위축증 사회 인식 제고 및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마련 등 4가지를 요구했다. 이는 모두 전장연이 인수위에 요구한 장애인권리예산 중 하나로 포함된 내용이다.

한편, 전장연은 인수위에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권리민생 4대 법안(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4월 20일까지 삭발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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