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할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촉구 편지’를 작성 중인 중증장애인 활동가.ⓒ에이블뉴스

20대 대통령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장애계가 1월 임시국회내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며, 중증장애인들이 작성한 편지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핫팩과 ‘장애인평생교육법 연내 제정하라’ 피켓을 든 중증장애인들은 경고장도 던졌다. “얌전하게 신사적으로 편지 나눠줄 때 잘하십시오. 말로 할 때 잘하십시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안은 지난해 4월 20일 유기홍 의원 등 48명 국회의원의 공동발의했으며, 모든 장애인이 평생교육 참여 기회를 골고루 보장받는 것이 골자다. “장애인들이 장애로 차별받지 않고, 내가 배우고 싶을때 까지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법” 문애린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이렇게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구체적으로 장애인의 평생교육 권리를 명확히 규정, 장애인 평생교육에 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성 강화, 장애인 평생교육 전달체계 및 심의체계를 새로이 구축하는 내용 등이다. 하지만 현재 제정안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잠들어 있는 상태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모두 장애인들과 만나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약속했다.ⓒ에이블뉴스

5일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전장야협) 등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평생교육법을 1월 임시국회 내 제정해달라”고 외쳤다.

이는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모두 장애인들과 만나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이를 뒷받침할 증거사진(?)도 있다. 1월 임시국회는 오는 12일이면 끝이 나는데, 현재로서는 깜깜무소식이다.

전장야협 박경석 이사장은 “우리 법안은 장애인들의 평생교육을 받을 권리를 담고 있으며, 여야 모두 찬성한다고 했다. 회의를 열고 논의해 통과시키면 된다”면서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면 다음 국회는 언제 열릴지 모른다. 지하철 막고 해야 통과시켜 줄꺼냐. 대선후보가 약속한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5일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등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평생교육법을 1월 임시국회 내 제정해달라”고 외쳤다.ⓒ에이블뉴스

기자회견에 앞서 전장야협은 8차례에 걸쳐 장애인평생교육법 연내 제정을 위해 각 정당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편지를 작성해 발송하기도 했다.

전주 다온장애인평생교육원 학생의 편지에 따르면, ‘어려서 집안 형편이 곤란해 초등학교 입학도 못했다. 그런 저에게 장애인 평생야학교는 초중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게 해주었다’면서 ‘사회에 나가 배우지 못하고 집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특수학교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한 민들레장애인야학에 재학중인 학생도 ‘고등학교, 대학교를 가고 싶은데, 야학에는 선생님들이 많이 없고 공부할 수 있는 과목도 한정돼 있어서 여러 가지로 배움의 한계가 있어 상당한 자괴감이 든다’면서 ‘모든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교육을 실시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편지로 전했다.

실제 2017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 중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 54.4%며, 장애인 평생교육 참가율은 0.2%~1.6%에 불과하다. 기초학력이 낮으니 사회참여 제한도 이어진다. 2019년 기준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등록장애인 중 비경제활동인구가 62.7%인 158만5065명이며, 중증의 경우 77.3%에 이른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통해 교육받고, 이를 토대로 일하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소망이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애린 소장 발언 모습.ⓒ에이블뉴스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문애린 소장 또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그는 “20살때까지 집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고 사람도 만나고 싶었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학교 다닌 기억이 없다”면서 “장애인평생교육법이 있었다면 조금 더 많이 알고, 사람들을 만나고 좀 더 우리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평생교육법은 지금 시설에서, 집구석에서 살고 있는 동료들을 위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이날 전장야협은 기자회견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촉구가 담긴 장애인들의 편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오는 12일 끝나는 1월 임시국회에서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안을 논의해달라고도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는 5일 기자회견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촉구가 담긴 장애인들의 편지를 전달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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