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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부모들이 단식 농성을 하는 이유

‘학령기 졸업 후 갈 곳 없는 성인기 발달장애인 현실’ 울분

활동서비스 등 통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2-01 15:14:21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발달장애 부모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발달장애 부모들. ⓒ에이블뉴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모든 부모님들의 소원은 ‘내가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불행합니까. 나는 우리 아이가 나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길 바랍니다”

겨울 날씨가 완연해진 12월 1일, 쌀쌀한 날씨 속에 방문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농성장에서는 발달장애 부모들이 일주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었다.

지난 11월 25일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을 비롯한 7명의 부모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현재는 4명이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일주일동안 농성장을 방문한 약 70여 명의 부모가 1박 2일 릴레이 단식을 이어나갔으며 전국 각지에서도 약 300여 명의 부모가 릴레이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고 부모연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발달장애 부모들이 추운 겨울날 투쟁을 이어나가는 이유는 발달장애인 ▲낮 시간 이용 서비스 개편·확대 ▲주거권 ▲자립 지원 ▲교육권 ▲고용 확대 ▲소득보장 등을 통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서다.

“어떤 부모님들은 ‘발달장애 자녀의 시설 밖 생활을 지옥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는 자녀들이 시설 밖으로 나오기에는 서비스가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24시간 지원체계가 구축돼 자녀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시설에서 나오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번 발달장애 부모들의 단식 농성은 오는 2일 국회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발달장애인 생활실태 전수조사와 낮 시간 이용 주간활동서비스 8시간, 방과 후 활동지원서비스 4시간 보장을 위한 국회 예산 확보를 촉구하기 위함이다.

지난 2018년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2018년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DB
농성장에서 만난 부모들은 지난 2018년 209인의 삭발과 수백여 명에 달하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들의 삼보일배, 68일 동안의 천막농성 끝에 청와대는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발달장애 부모들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주간활동서비스와 방과 후 활동지원서비스 각각 1만 명으로 계획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발달장애 국가책임제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이 여전히 요원하기에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저희 아이는 현재 28살 여자 아이에요. 졸업 후 4년간 일자리가 없다가 제가 카페를 하나 열어 그곳에서 4년째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을 하기 전에는 집에만 있어야 했고 아이가 많이 힘들어했어요. 당연히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을 통해 아이는 많이 차분해졌고 안정됐습니다. 그만큼 저희 가정도 안정됐고요. 하지만 아이의 집중력이 높지 않아 하루 긴 시간 일을 하지 못해요. 그래서 남는 낮 시간 동안에 아이가 활동할 취미 생활 등 주간활동서비스가 필요해요.”(부모연대 조영실 인천지부장)

“저희 아이는 자폐 성향이 있고 올해 졸업한 20살이에요. 대한민국은 아이가 졸업하면 갈 곳이 없고 가족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발달장애인의 현실이에요. 아이는 일찍 취업에 성공해 하루 4시간씩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직장생활에 만족해하고 자존감도 상당히 높아졌어요.”

“특히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려는 경향이 생겼고, 더 잘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자신이 사회로부터,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아침에 일어나 내가 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많이 밝아지고 달라져요. 그만큼 낮 시간 서비스가 개편되고 체계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부모연대 탁미선 경기지부장)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단식 농성장.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단식 농성장. ⓒ에이블뉴스
이날 농성장에서 만난 윤종술 회장, 탁미선 경기지부장, 조영실 인천지부장, 김유선 광주지부장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는 각오다.

“우리 아이들 발달장애 국가책임제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니 하루빨리 이뤄지게 해달라.”, “국회는 우리가 요구하는 예산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제발 똑바로 일하십시오.”

특히 윤종술 회장은 “만약 내년도 예산에 우리의 요구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여당 당 대표실 점거도 불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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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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