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오른쪽)과 서울구룡중학교 김헌용 교사(왼쪽). ⓒ국회방송 캡쳐

“제가 학교에서 들이마시고 있는 공기 자체가 차별적 공기입니다. 아마 장애가 있는 학교 선생님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학교라는 곳은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공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의 참고인으로 출석한 서울구룡중학교 김헌용 교사(시각장애)는 대한민국 학교의 만연한 장애 교원에 대한 차별을 이야기하며 이를 개선해줄 것을 호소했다.

김 교사는 “학교 행사를 위해 청각장애인 교사가 문자 통역사 배정을 요청하고 한 손이 없는 지체장애인 교사가 귀걸이형 마이크 지원을 요구했는데 차별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또한 안내견을 사용하는 한 시각장애인 교사는 수업에 방해가 되니 복도로 다니지 말고 밖으로 다니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며 학교에서의 장애 교원에 관한 차별 사례를 말하며 눈물 지었다.

강 의원은 “지금 다양한 사례들을 말씀해 주었다. 우리는 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항상 말하지만, 학교 자체가 차별을 범하고 있는 주체인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사는 “장애 교원에 대한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한민국의 학교가 매우 장애 차별적이라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면서 “청각장애인 교사들은 문자·수어 통역이 없으면 회의에 참여할 수 없고 시각장애인 교사들은 코로나 이후 디지털화되는 학교 환경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육부는 장애 교원을 위한 정책을 하나라도 시행한 적이 있는가. 교육청은 장애인 교원 인력을 지원한다고 하면서 장애인고용공단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 어떤 것을 지원하고 있는가. 또 장애 교원 차별 실태 조사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민정 의원은 “현재 4500명이나 되는 장애인 교원을 위해 정책을 담당하는 담당부서나 제대로된 담당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게 과연 맞는 것인가”라며 질타했다.

김헌용 교사는 “이제는 장애인 교사들도 떳떳하게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달라. 제도를 만들어주시고 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유은혜 장관은 “장애인 교원만 담당하는 부서가 현재는 없다. 다만, 교원 정책과나 협력과 등에서 나누어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가 당장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학교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전담팀 등 인력 운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와 협의해서 내년도에는 조직과 예산으로 장애인 교원들에 대한 지원이 일보 전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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